2024년 4월 29일(월)

[더나미 책꽂이]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다정한 조직이 살아남는다’ ‘식량위기, 이미 시작된 미래’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70대 노인과 30대 청년의 대담을 엮은 책.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의 자문위원 전범선씨는 지난 2021년 초 정성헌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을 처음 만났다. 인천의 한 불법 농장에서 무작위로 도살될 위기에 처한 소 여섯 마리를 구조한 후 소들을 보호해줄 만한 곳을 수소문하다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을 찾은 것이다. 당시 정성헌씨는 소 여섯 마리를 살리겠다고 찾아온 청년들에게 “젊은이들이 소 생명까지 살리겠다고 하니 그것참 아름답다”라며 소를 보살피겠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2년간 동물학대·기후위기를 비롯해 세대갈등을 위시한 한국사회 내부갈등, 극심한 불평등, 남북 분열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며 해결의 실마리를 함께 찾았다. 그러면서 노장청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세대를 갈라치기 하는 기후운동은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과제를 풀기 위해 노장청이 함께 힘을 모아도 될까말까기 때문이죠.”

정성헌·전범선 지음, 산현글방, 1만8000원, 316쪽

다정한 조직이 살아남는다

구글, 메타, 아마존, 넷플릭스 등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이 갖는 공통점이 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참신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더해 ‘다정한 조직문화’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종합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의 80%가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을 의미하는 ‘DEI’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DEI 전문가인 엘라 F. 워싱턴은 “포용적인 문화에서 혁신의 가능성은 6배 높다”며 “생각의 다양성은 팀의 혁신을 20% 높이고 위험을 30% 감소시킨다”고 말한다. 이제는 ESG에서 한발 더 나아가 DEI 전략을 구축해야 기업이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다만 경기불황 같은 불확실성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DEI는 우선순위가 되지 못할 수 있다. 혹은 경영진이 포용적인 회사를 만드는 방법 자체를 모를 수도 있다. 이에 저자는 9개 기업의 사례를 제시하며 DE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막막함을 느끼는 경영진들에게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

엘라 F. 워싱턴 지음, 이상원 옮김, 갈매나무, 2만1000원, 332쪽

식량위기, 이미 시작된 미래

당신은 식량위기를 체감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할 국민은 몇이나 될까. 그동안 식량위기는 개도국의 문제로만 여겨져 왔다.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아동, 기후변화로 생계유지가 어려워진 필리핀 농부들…. 한국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들 같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밀 공급이 중단되면서 곡물 가격이 급등해 세계 각국이 식량 수급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책은 전쟁으로 붕괴한 세계 식량 시스템이 인간의 생존에 어떤 위협을 몰고 왔는지 보여주며 한국인의 식탁도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세계식량안보지수 39위에 오른 대한민국도 더는 예외가 아니라는 소리다. 저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따끔한 진단과 현실적인 처방을 내린다.

루안 웨이 지음, 정지영 옮김, 미래의창, 1만7000원, 240쪽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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