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홈 플래닛 펀드’에 2000만 달러 기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친환경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가 기후변화 주간을 맞아 ‘홈 플래닛 펀드(Home Planet Fund)’에 2000만 달러(약 280억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벤투라 소재 홈 플래닛 펀드는 2022년 파타고니아가 설립한 비영리 환경기금 단체다.
파타고니아가 기부한 2000만 달러 전액은 홈 플래닛 펀드를 통해 북미, 동아프리카, 태평양 섬, 중앙아시아 지역 원주민 등 지역사회에 조달된다.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파타고니아 창립자는 “여러 해 동안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부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파타고니아는 영리 기업이기 때문에 항상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그 질문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고 펀드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쉬나드는 지난 2002년 크레이그 매튜스(Craig Matthews) 블루리본 플라이스(Blue Ribbon Flies) 창립자와 함께 비영리 단체 ‘지구를 위한 1%’(1% for the Planet)를 설립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진심인 인물로 꼽힌다. 지구를 위한 1% 네트워크에는 기업멤버, 비영리 단체, 개인멤버가 함께하고 있다. 가입 절차를 거쳐 기업멤버가 되면 매년 연 매출의 최소 1%를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약속하게 된다.
이번 기부도 파타고니아의 환경 보호 경영 방침 중 하나다. 홈 플래닛 펀드는 타지키스탄 파미르 지역 원주민 출신 딜라프루즈 코닉보예바(Dilafruz Khonikboyeva)가 2022년 9월부터 사무총장(Executive Director)을 맡고 있다. 이전에 바이든 행정부의 정무관(Political Appointee)으로 2021년 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일했다.
홈 플래닛 펀드는 특별히 기후위기 대응에 초점을 뒀다. 먼저 케냐(Kenya), 탄자니아(Tanzania), 우간다(Uganda) 지역 유목민들의 토지 관리 등 유목생활(Pastroralism)을 지원하고 있다. 유목민들은 계절에 따라 떠돌면서 당나귀 등 가축이 살 수 있도록 짧은 기간 여러 토지를 관리하게 되는데, 이로써 생물 다양성을 촉진하고 식물을 재생시켜 건조 및 반건조 지역의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초목이 있는 목축 지역은 대기 중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우타 스톡만(Uta Stockmann) 시드니대학 박사 등이 2012년 발표한 연구 결과로 보면, 초목과 숲 등이 흡수할 수 있는 탄소량은 연간 헥타르당 최대 500kg에 달했다.
홈 플래닛 펀드에 따르면, 2억5000명에 달하는 유목민이 절반에 가까운 아프리카 지역 토지를 관리하고 있다. 유목민들이 관리한 토지는 이들이 떠난 후에도 누(Gnu)와 조랑말, 영양 등 야생동물의 대이동이 이뤄지면서 ‘생물 다양성의 핫스팟’이 되고 있다고 홈 플래닛 펀드는 밝혔다.
김강석 더나은미래 기자 kim_ks0227@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