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수)

“‘지금 관객들은 뭘 보고 싶을까’ 늘 고민… 이거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섭외”

정창훈 대표가 말하는 LG아트센터 운영 철학

“최근에 모 공연장으로부터 연간 공연 캘린더를 받고 깜짝 놀랐어요. 공연은 물론, 캘린더의 모양까지 우리와 비슷하더라고요. 내심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가 15년 동안 임팩트 있는 활동을 한 것이니까요(웃음).”

정창훈(50·사진) LG아트센터 대표
정창훈(50·사진) LG아트센터 대표

정창훈(50·사진) LG아트센터 대표를 만나 LG아트센터의 운영 철학과 기업 메세나 활동이 나아가야 할 바를 들어봤다. 지난 2008년부터 ㈜LG의 브랜드 담당 상무를 역임했던 정창훈 대표는 2013년부터 제3대 LG아트센터의 대표를 맡고 있다.

―호암아트홀, 두산아트센터, 금호아트홀 등 기업이 메세나의 일환으로 지은 공연장은 많다. LG아트센터만의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다양성과 새로운 시도다. 초대 대표님부터 늘 고민했던 게 ‘지금 이 순간 관객들은 뭘 보고 싶을까’였다. ‘컨템퍼러리(contemporary) 예술’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선택한 것도 그래서다. 지금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나 프랑스 아비뇽 같은 데서 열리는 예술 페어에 1년에 몇 차례씩 가는데, ‘우리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공연을 만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섭외를 시작한다. ”

―일각에선 ‘마니아를 위한 공연장’이란 지적도 있는데.

“10년 전만 해도, 캠핑·글램핑·아웃도어 이런 건 굉장히 마니아적인 문화였다. 지금은 오히려 대중적인 레저에 가깝지 않나. 처음엔 생소하기 때문에 특별히 관심 있는 애호가나 관계자가 먼저 찾을 수는 있지만, 그런 마니아들이 확산을 부추기고 저변을 넓힌다. 연극의 유료 관객 수가 연평균 30%씩 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LG아트센터는 기업 메세나의 좋은 모델로 꼽힌다. 후발 주자로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들에 조언한다면.

“기업 내에 강력한 리더십과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LG아트센터의 누적회원은 2000년 2만명에서 현재 24만여명으로 늘었고, 만족도는 80%에 육박한다. 이는 리더가 바뀌거나 경기가 안 좋다고 우리가 목표했던 걸 바꾸거나 중단하지 않은 결과다. 이해관계자를 최대한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LG아트센터는 건립 단계부터 실제로 극장을 이용할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가장 효율적인 공간과 시설을 설계했다.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공연자와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으로 인정받는 이유다. 제작자·관객·평론가·언론·해외 단체와 많은 교류를 가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공동 창작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들도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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