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화)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 NPO] ③ 연예인 홍보대사만 200여명… 이 비영리단체의 성장 비결은?

[작지만 강한, 强小 NPO ](3)’소통을 위한 젊은재단(W재단)’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50년 안에 사라질 위기다. 1993년 이후 해수면은 9㎝ 이상 상승했고, 1999년에는 9개 섬 중 하나인 사빌리빌리섬이 아예 바다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해발고도가 3m에 불과한 이웃나라 키리바시도 마찬가지다. 두 나라 모두 지구온난화로 매년 조금씩 물에 잠기고 있고, 해수면 상승으로 담수는 오염되고, 식수까지 부족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소통을위한젊은재단'(이하 W재단)은 지구온난화·환경오염 등으로 고통받는 ‘기후 난민’을 돕는 비영리단체(NPO)다. 이욱(26) W재단 이사장은 “2011년에 제1차 한·태평양 도서국 장관급회의에서 피지 장관 수행 비서를 맡으면서 남태평양 섬들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접하게 됐다”면서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상응하는 실천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욱 이사장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과외·아르바이트로 모은 로스쿨 학비를 비영리단체 설립에 고스란히 사용했다.

한국판 위아더월드 2탄 ‘토크 어바웃 러브(Talk about Love)’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W재단 제공
한국판 위아더월드 2탄 ‘토크 어바웃 러브(Talk about Love)’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W재단 제공

젊은 청년의 무모함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이욱 이사장은 한국의 유명 작곡가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한국판 ‘위아더월드(We are the world)’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밖에 없었다. 30년 전 마이클 잭슨,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등 당대를 대표하던 45명의 수퍼스타가 아프리카 기아 난민을 돕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앨범 ‘위아더월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억달러 모금에 성공했다. 작곡가 윤일상씨가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히자, 프로젝트는 순풍에 돛을 달았다. 작곡가가 있고, 노래도 만들어지니 연예인 섭외는 문제없었다. 첫 공익 캠페인 영상 ‘뷰티풀 월드(Beautiful World)’ 프로젝트에 가수 인순이, 조성모, 바다, JK김동욱, 걸그룹 시크릿 등 유명 연예인 60여명이 참여했다(캠페인 영상 http://www.wisdomforfuture.org).

이 프로젝트는 W재단이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자산이 됐다. 유튜브에 올린 캠페인 영상을 보고 인도의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마힌드라그룹이 파트너로 참여했고,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SK플래닛, 블랙야크 등 기업들의 후원도 잇따랐다. 또한 캠페인에 참여한 연예인 중 상당수가 W재단 홍보대사로 이어졌다. 현재 홍보대사로 임명된 연예인만 200여명. 연예인 홍보대사들은 ‘기후 난민’ 돕기 자선 콘서트, 애장품 바자회, 자선 파티, 자선 축구대회 등 기부와 접목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가수 장우혁씨가 자신의 ‘DJ 앨범 발매 기념행사’를 자선 파티 형식으로 기획하자며 W재단에 직접 제안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입지를 다져 나가는 것도 특징이다. 피지 정부, 필리핀 정부, 솔로몬제도 정부 등 W재단과 파트너십을 맺은 정부만 해도 10여개. 지난해에는 남태평양 식수 부족 국가인 투발루·키리바시를 대상으로 한 구호활동을 인정받아 남태평양 지역에서 공식 국제 구호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올해에는 필리핀 외에 인도·캄보디아·투발루에 현지 비영리 법인도 설립했다. 지난해 전체 법인(한국·필리핀) 기부금은 40억원 수준(물품 후원액 포함)이었지만, 올해는 9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한편 W재단은 지난 11일 세종문화회관 특설 야외무대에서 한국판 위아더월드 2탄 ‘토크 어바웃 러브(Talk about Love)’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윤일상씨가 작사·작곡한 이 노래는 가수 바비킴·서문탁·옥주현 등과 배우 김수로·최다니엘 등 70여명의 연예인이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이 음원은 행사 당일인 11일 멜론·벅스 등 음원 사이트에도 공개됐다. ‘토크 어바웃 러브’ 음원 수익금 전액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말라위의 기후 난민 구호에 사용될 예정이다. 1탄이 영상 캠페인으로 그쳤다면, 2탄은 음원 수익금을 기부와 연결하며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이욱 이사장은 “이젠 후원자들이 아동들의 배곯은 모습에 반응한다기보다 본인이 흥미를 느끼는 활동과 공익의 연결점을 찾고 있는 추세”라면서 “앞으로 더 감성적이고 재미있는 공익 캠페인을 많이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강소(强小) NPO 시리즈’에 소개하고 싶은 ‘작지만 알찬’ 단체나 활동을 더나은미래로 연락주세요. 내부 검토를 거쳐 기자가 현장으로 찾아갑니다. 모금액 100억원 이하 단체로, 다른 제한은 없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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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하 기자

김진희 청년기자(청세담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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