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2일(수)

6분 영상 ‘의리의 아이들’ 페이스북에서 485만회 도달 뜨거운 반응

가짜 오디션이 만든 진짜 감동 122개국 다양한 사람들도 추천

영화배우 김보성이 메가폰을 잡는 ‘의리의 아이들’ 영화 제작을 위한 아역배우 오디션 현장. 오디션 과제가 이색적이다. 더러운 물을 식수로 마시기, 무거운 돌지게 지기, 높은 사다리 끝 천장에 매달린 사과 따기. 더러운 식수를 “못 마시겠다”는 아이도 있고, 돌지게를 지고 넘어지는 아이도 있고, 아슬아슬한 사다리가 무서워 못 올라가는 아이도 있다. 오디션이 끝난 후, 김보성과 월드비전은 부모와 아이들에게 영상 하나를 보여준다.

“어머니 죄송합니다”라는 잔잔한 멘트로 시작되는 이 영상은 아프리카에서 더러운 식수를 마시고, 돌을 깨고, 배고픔 때문에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열매를 따는 아이들의 모습과 오디션장 아이들의 모습을 대비시킨다. “우리 아이에게 더러운 물은 안 됩니다”라는 멘트 속에는 ‘내 아이가 아니란 이유로 어려움에 처한 세계의 어린이들을 외면하지 말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의리의 아이들’오디션 현장에 모인 15명의 학생과 학부모. 비록 영화는 제작되지 않았지만 이날 이들은 모두가 주인공이 됐다. /월드비전 제공
‘의리의 아이들’오디션 현장에 모인 15명의 학생과 학부모. 비록 영화는 제작되지 않았지만 이날 이들은 모두가 주인공이 됐다. /월드비전 제공

지난 7월 18일, 월드비전이 공개한 영상 ‘의리의 아이들’이 소문을 타고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멈추게 해주세요, 모두가 우리 아이입니다'(www.makeitstop.or.kr)라는 주제로 몰래카메라 형식을 빌려 제작된 이 영상은, 순수하게 네티즌들의 힘만으로 ‘페이스북’에서 485만7856회의 도달 수를 기록했다(지난 13일 기준). 이는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약 1300만명)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동영상 재생횟수는 70만회 이상(유튜브 16만회 포함)으로, 6분55초라는 다소 긴 분량임에도 10명 중 7명 이상이 영상을 끝까지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희 월드비전 홍보팀 과장은 “월드비전에서 올해 게시했던 동영상의 평균 재생 횟수가 3000번 정도에 그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의리의 아이들’ 영상의 파급력을 실감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영상은 국내외 각종 카페 및 블로그, 광고·영상 전문사이트 등으로 퍼지며 태국·미국·호주·말레이시아 등 122개국의 다양한 사람들에게도 추천됐다. 감동과 공감을 전하는 댓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영상은 ‘가짜 오디션이 만든 진짜 감동’을 선사한다. 아이와 함께 오디션에 참여했던 김숙희(39·경기도 부천)씨는 “처음엔 ‘속았다’는 생각에 화도 났었지만, 월드비전의 기획 의도를 듣고 취지에 공감할 수 있었다”며 “아이가 ‘아프리카 친구들을 도와야 한다’고 성화를 부리는 걸 보며 이런 것이 말 그대로 ‘산교육’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오디션장을 빠져나오는 다른 엄마들도 한목소리로 “좋은 뜻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세연 월드비전 신규마케팅 전략팀장은 “세월호 사고를 지켜보며, 한국 사회가 사고를 겪은 아이들의 비극을 내 아이의 비극으로 여긴다는 걸 알았다”며 “나도 두 아이의 아빠인데, 우리 부모들이 지구촌 아이들이 겪고 있는 아픔도 충분히 우리 아이의 것으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김보성 홍보대사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줘 이런 콘셉트의 영상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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