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4일(토)

“이제는 경계를 넘어 더 큰 변화로”

더나은미래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소셜섹터 10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전문가 10인에게 물었다. 이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 투입과 배분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며 “소셜섹터의 경계를 더 확장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주요하게 언급한 성과는 ‘비영리 조직 외에 사회적 기업, 소셜벤처 등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다양해진 것’과 ‘ESG의 주류화’를 꼽았다. 2014년 1251개였던 인증 사회적기업은 2022년 3534개로 늘어났고, 현재 고용 인원은 6만명이 넘는다. 2021년 기준 소셜벤처 수도 2184개로 2019년 최초 실태조사 이후 2배가량 증가했다.

이상진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는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시장 내에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큰 변화”라고 해석했다. 이은경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연구센터 실장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기후변화, 회복 탄력성 등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커졌고 ESG 광풍을 타고 기업의 관심이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속 사회적 기업의 가치가 더 빛난 사례도 있다. 환경 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온IPM은 주거 환경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지표를 개발,  고위험군 대상자에게만 방역을 집중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박성훈 사회적가치연구원 실장은 “서비스가 필요없는 주거 환경에 방역을 가면 역효과가 생긴다”면서 “일반 기업이라면 코로나 시기에 과실을 누리는 것에만 집중할 텐데 본질에 집중해 지자체 예산까지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변화다. 장윤주 아름다운재단 연구사업팀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SNS를 중심으로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개인과 네트워크 차원의 공익 활동과 사회 참여가 많아졌다”면서 “동물권과 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했다.

사회공헌 영역에서는 컬렉티브 임팩트(다자간 협력을 통한 임팩트)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도 축적됐다. 핵심은 정부, 지자체 등 공공이 협력의 중심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서명지 CSR임팩트 대표는 “사회공헌의 기획 단계에서 지역에서는 어떤 고민이 있고, 각 기업의 가용 자원이 무엇인지 소통하고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중추 지원 조직(Backbone)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본부장은 “삼성전자, CJ대한통운, e순환거버넌스, 용인지역자활센터와 함께 진행한 휴대폰 자원 순환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은 환경 이슈에 대응하고, 휴대폰을 담는 안전 파우치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자활 기업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소개했다.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장은 “사회공헌의 좋은 모델을 미디어에서 지속적으로 알려주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 변화를 실질적으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고대권 이노소셜랩 대표는 “코로나가 종식 선언은 됐지만 당시에 발견된 사회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부족했다”면서 “소규모 대화로 소통하며 전환기에 필요한 의제를 발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유진 트리플라잇 공동 대표는 “지난 10년은 각 주체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육을 만들었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만들어진 근육을 제대로 활용해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현선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겸임교수는 “한국의 소셜섹터는 큰 질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고 있다”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체 간 협력을 위한 더 큰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간 14주년 특집 [소셜섹터, 경계를 넘어 변화로] 기사는 더나은미래 온라인을 통해 연재됩니다.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분들>

고대권 이노소셜랩 대표,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본부장, 박성훈 사회적가치연구원 실장,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장, 이상진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 이은경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연구센터 실장, 서명지 CSR임팩트 대표, 서현선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겸임교수(SSIR코리아 편집장), 장윤주 아름다운재단 연구사업팀 연구원, 정유진 트리플라잇 공동대표 (가나다순, 이상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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