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7일(토)

늘어나는 지원이 사각지대도 메울까 [자립준비청년 지원책 흐름과 한계]

현금·인력지원 커져도 사각지대 여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해 줄 어른’

최근 정부와 지자체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책을 강화했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2월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자립 지원 정책 대상자를 기존 18세 이후 보호 종료자에서 15세 이후 보호 종료자까지 확대했다. 보호 종료 후 5년간 지급되는 자립 수당은 올해부터 10만원 추가 인상된 월 50만 원이다.

2023년에는 의료비 지원 사업도 신설해 자립준비청년에게 건강보험 본인 일부 부담금을 지원한다. 전국 17개 지자체는 시설에서 독립한 만 18세 자립준비청년에게 자립 정착금을 지급한다. 서울시의 2021년 자립 정착금은 500만원이었으나, 올해 2000만원이 돼 3년 만에 4배로 올랐다.

현금성 지원에 더해 인력 지원도 강화됐다. 복지부는 17개 시도 자립 지원 전담기관에 배치되는 전담 인력을 지난해 180명에서 올해 230명으로 늘린다. ‘바람개비서포터즈’의 규모도 확대했다. ‘바람개비서포터즈’란 자립준비청년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보호 아동들의 자립 준비를 지원하는 멘토단이다. 2021년 17명에서 2023년 107명으로 인원이 늘었고, 지난해부터는 월 10만 원의 활동비도 신설해 지원하고 있다.

공공·민간의 다양한 자립 지원 사업을 한 번에 확인하고 찾아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자립정보 ON’ /’자립정보 ON’ 홈페이지 갈무리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이 많아지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정부는 2021년 공공·민간의 다양한 자립 지원 사업을 한 번에 확인하고 찾아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자립정보 ON’을 선보였다.

장윤주 아름다운재단 연구사업팀 연구원은 “지원책이 늘어나며 쏠림 현상이 생겨 지원 대상자 모집이 어려워졌다”며 “유사한 사업이 많기 때문에 사업 현황을 논의하고 지원 공백을 찾아 조정할 수 있는 민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에서는 연락 두절 등 지원 대상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한계도 지적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3년 공개한 ‘지속 가능한 자립’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보호 종료 이후 5년 이내의 자립 준비 청년 1만 1397명 중 20.2%에 달하는 2299명이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수진 기아대책 국내사업본부 임팩트팀장은 “양육 시설과 전담 기관의 촘촘한 연결이 중요한데 연계 과정에서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있다”며 “복지부, 여가부 등 아동 청소년 지원이 소관 부처에 따라 분절적으로 진행돼 소외되는 아이들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삶의 위기나 선택의 순간에 곁에서 함께해줄 어른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인 차원의 자원봉사 등의 방법으로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cuse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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