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6일(화)

인구 문제·기후변화에 ‘스마트 기술’ 인재 키운다

LG연암학원의 반세기 인재육성

“농축산은 생명 산업으로 아주 중요한데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입니다. 이에 우리 대학 창학 이념에 따라 농축산 분야 발전에 계속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교직원과 우리 젊은 대학생들이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랍니다.”

故 구자경 LG 회장이 지난 2014년 연암대학교 개교 40주년 행사에서 당부한 말이다. 그가 언급한 농축산 분야의 어려움은 10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유효하다. 2023년에 농가 수는 처음으로 100만 아래로 내려갔다. 통계청의 ‘2023년 농림어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농가는 99만9000가구. 전체 농가 인구도 전년 대비 3.5% 줄어든 208만9000명이다.

농가는 줄어드는데, 농가 연령은 높아진다. 연령별 농가 인구는 70세 이상이 전체 농가 인구의 36.7%(76만7000명)로 가장 많았다.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농촌에 일할 사람이 부족해졌다. 온도와 습도가 중요한 농작물에 기후 위기는 곧 재난이 됐다. 금사과, 금배, 금수박까지. 폭우와 일조량 부족 등의 이상 기후에 농산물 앞에는 ‘금’이 붙었다.

위기에 처한 농축산 분야… 한발 앞서 미래 농업 방향 제시해

연암대학교는 일찌감치 농촌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스마트팜’을 주목했다. 스마트팜이란 단어 그대로 ‘똑똑한 농장’으로,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원격 제어로 농작물 재배 환경을 관리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농장을 뜻한다. 연암대는 2018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팜 전공을 신설하고 차세대농업기술센터를 설립해 최첨단 스마트팜·스마트축산 실습 시설을 구축했다.

연암대학교 스마트팜 수직농장 실습 현장. /LG

스마트팜은 기계화를 통해 농촌 인력 문제를 해결한다. 직접 농장에 가서 재배 환경을 살펴보는 등 농작물을 관리하는 일을 기계가 대신해 노동력이 절감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일반 온실에서 스마트팜으로 전환한 농가의 노동력은 평균 10.3% 줄어든 반면, 생산성은 23%, 소득은 22.9% 증가했다(2023년 기준).

김주원 연암대 스마트원예계열 교수는 “사람이 농장을 돌아다녀야 하는 것을 휴대전화 하나로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카메라와 인공지능 등 기술의 발달로 데이터가 쌓이면 농작물 수확과 선별 등에 로봇 기술이 많이 도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가가 기후 위기에 대처하려면 폭우 대응·태양광 조절 등 시설 환경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 내부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스마트팜은 폭우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시설 내 천막을 조절해 농작물이 적절한 일조량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김 교수는 “적절한 조절을 통해 최적 상태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스마트팜”이라고 강조했다.

연암대는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연암 스마트 2030플러스(YONAM SMART 2030+)’를 발표했다. 2024년부터 ▲무인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위한 파일럿 수직 농장 ▲‘스마트팜 모듈형 온실’ 시험 구축 ▲도시형 스마트팜 모델하우스인 ‘시티팜’ 등 실습 시설 투자를 통해 스마트팜 클러스터 형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연암대가 한발 앞서 스마트팜에 주목했던 배경에는 故 구본무(LG연암학원 제2대 이사장) LG 회장의 관심과 의지가 컸다. 스마트팜이라는 용어가 국내에서 아직 생소했던 2016년에는 해외 스마트팜 기술을 사용하는 탓에 활용도가 낮았다.

구본무 회장은 “경영 여건이 어려워질수록 우수 인재 확보와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는 더욱 과감히 강화해야 한다”며 국내 실정에 적합한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 인재를 육성하도록 힘을 실어줬다.

1974년 연암축산고등기술학교시절 실습장 전경. /LG

1974년 국립종축장이 있던 충청남도 천안시 성환읍 일대에 연암축산고등기술학교로 문을 연 연암대는 현재 국내 유일의 농축산 특성화 사립 전문대학이다. 연암대는 설립자의 인재 양성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도시민의 귀농이 본격 시작되기도 전인 2006년에 국내 최초의 귀농·귀촌 교육기관인 귀농지원센터를 설립했고, 2018년에는 스마트팜·스마트축산 산업 전공 역시 국내 최초로 개설하고, 2024년 스마트축산 ICT 실습 센터를 신설하는 등 선도적으로 미래 농업의 방향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캠퍼스는 거대한 실습장, ‘실용성’과 ‘전문성’ 갖춘 인재 배출한다

약 18만평의 연암대 캠퍼스는 거대한 실습장이다. 현재 연암대에는 스마트 축산 실습 시설(로봇 착유 시스템, 사료 자동화 라인 등을 갖춘 낙농한우·양돈·양계 시설)과 스마트 원예 실습 시설(스마트팜 유리온실·수직농장·모듈형 온실·채소 온실 등) 등이 구축돼 있다.

연암대는 ‘농학이 아닌 농업을 가르치자’는 설립자의 의지에 따라, 실습 중심 수업으로 영농 창업가를 배출한다. 농업 회사 법인 우리화훼종묘를 운영하는 김재서(원예계열 82학번) 대표는 “현장에서 식물을 접하고 터득하는 실습 위주의 교육 덕분에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연암대학교 전경. /LG

2016년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지원 사업인 ‘농대 영농창업특성화 사업’ 운영 기관에 유일한 사립 전문대학으로 선정됐다. ‘농대 영농창업특성화 사업’이란 첨단 과학 영농 기술을 보유한 청년 창업농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연암대는 사업을 통해 현장 실무 교육을 강화한 창업 특별 과정인 ‘농대영농창업과정’을 개설해 ▲전공 자격증 취득 ▲산업체 견학 및 실습 ▲멘토링 및 특강 ▲현장 실습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한우 목장을 운영하는 유원규(축산계열 20학번) 대표는 “영농창업 과정을 통해 현장 실습을 하며 어떻게 농장을 운영할 것인지를 모두 배울 수 있었다”며 실습 위주 수업이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24년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연암대의 졸업생 취업률은 81%, 3년 연속 충청권역 전문대학 16곳 중 1위를 기록했다. LG그룹과 연계된 취업 프로그램이 높은 취업률의 비결로 꼽힌다. 대표적인 지원 프로그램은 재학생을 위한 LG 계열사 맞춤 취업 설명회인 ‘LG DAY’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8회 개최된 ‘LG DAY’는 주요 LG 계열사 및 관계사가 공동 참여해 회사 소개를 비롯한 취업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20년부터는 ‘LG 계열사 및 관계사 취업 준비반’도 운영해 특강과 함께 직무분석·자기소개서 첨삭·면접지도 등을 지원한다. 그 결과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총 260명의 졸업생이 LG 계열사 및 관계사에 취업했다. LG화학에 재직 중인 장환효(축산계열 19학번)씨는 대학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LG 계열사 및 관계사 취업 준비반을 꼽으며 “자기소개서 작성법부터 모의 면접까지 컨설팅을 받아 순발력과 자신감을 기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LG연암학원은 1984년 연암공과대학교를 설립해 공학 계열 인재도 양성해왔다. 현재 연암공대는 AI를 직무 분야에 적용하고 확산할 수 있는 ‘AI+X’ 융합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AI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AI기술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연암공대는 전 학과에 AI 교과목을 도입하고, LG AI연구원과 공동으로 AI 인증제를 운영하는 등 AI 활용 능력을 갖춘 인재도 양성하고 있다. LG연암학원이 지난 반세기 동안 두 대학에 투자한 금액은 총 3900억원. 이러한 투자를 바탕으로 두 대학이 배출한 전문 기술 인재는 2만8000여 명에 이른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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