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화)

[미래 Talk!] 이거 하나로 아이들 생명을 구한다고?

“페이스북 ‘좋아요’는 생명을 구하지 않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것은 기부입니다. 49크로나(약 8000원)로 12명의 소아마비 아이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유니세프 스웨덴에서 제작한 ‘좋아요’는 생명을 구하지 않는다'(Likes Don’t Save Lives) 영상의 주제 문구입니다. 이 영상은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한 캠페인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효과가 있지만, 온라인을 통한 공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SNS 캠페인에만 호응하고, 실제 참여에는 무관심한 경향을 가리켜 ‘슬랙티비즘'(Slacktivism·소심하고 게으른 저항 방식)이라 표현합니다. 최근 한국 NGO에서도 SNS 캠페인을 통한 네티즌의 반응을 어떻게 실질적 참여로 연결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아대책은 올해 3월 식수 개발 사업 ‘1리터의 생명’ 캠페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이 영상은 8월 미국 인터넷 신문 매체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에 소개되면서 100만건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모금액은 약 5000만원에 불과해 목표치 10억원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SNS를 통한 이슈 확산이 직접적인 모금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죠. 세이브더칠드런도 작년 ‘참 쉬운 기부-빨간 염소 래퍼’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약 13만5000건을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요. ‘즐거운 기부’라는 메시지를 넘어 이를 오프라인 모금으로까지 끌어내기 위한 시너지를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네티즌의 공감을 유도하는 것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평소에 네티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단체의 취지를 이해시키고, 모금 시스템, 예산 집행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봐야 할 지점입니다.

SNS를 통한 NGO들의 캠페인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모금 패러다임을 바꿀 혁명이 될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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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호 202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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