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7일(화)

[희망 허브] 후원해준 노트북·태블릿 PC가 공부 열정 불태워줘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희귀난치병환자 학습 기기 대여

샤르코-마리-투스병을 이겨내고 나란히 대학에 진학한 진성선·은선 자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샤르코-마리-투스병을 이겨내고 나란히 대학에 진학한 진성선·은선 자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4월 17일 저녁,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강남대 샬롬관에서 만난 진성선(18)씨. 힘없이 늘어진 가는 팔과 다리를 전동휠체어에 파묻은 모습이지만,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대학은 수업이 너무 길어요. 2시간 50분이나 되잖아요”라고 푸념하면서도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요”라는 자랑도 빼놓지 않는다. 진씨는 인구 25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난치성질환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환자다. 이 질환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돼, 근육이 위축되는 질병이다. 진씨의 사연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쌍둥이 동생(진은선)과 함께 지난해 본지〈2011년 5월 24일자, 희귀난치성질환의 날 걷기대회〉에 소개된 바 있다.

올 초 쌍둥이 자매는 나란히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다. 성선씨는 강남대 사회복지학과에, 동생 은선씨는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진씨는 “둘 다 중학생 때부터 장애인 복지 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며 “몸이 불편한 것을 느끼고 살다 보니, 장애인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했다. 이들 뒤에는 쌍둥이 자매의 꿈을 후원하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손길이 있었다. 재단이 후원하는 한벗재활공학센터의 학습용 특수보조기기 대여 및 지원사업을 통해서다. 진씨는 “청계천 걷기대회에 갔을 때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 학습 기기를 대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노트북과 태블릿 PC를 신청했다”고 했다. 쌍둥이 자매는 노트북 한 대와 태블릿 PC 두 대를 대여받았다. 대여기간은 1년이며, 원하면 연장도 가능하다. 자매는 이 기기를 통해 대입 준비를 위한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고, 대학 진학에 관련된 정보도 얻었다. 진씨는 “사실 데스크톱이 있는 방까지 이동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는데, 학교에도 쉽게 갖고 다닐 수 있어 너무 편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쌍둥이 자매와 같이 학업에 대한 열정과 뚜렷한 학습목표를 가진 희귀난치성질환자를 위해 터치모니터, 노트북 등 20종을 대여하고, 모니터암(중증 장애인들이 누운 상태에서 모니터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거치대), 이너(근골격계질환 아동을 위한 맞춤형 자세유지 장치) 등 15종을 지원한다. 사업을 시작한 2009년 이후 398명의 환자들이 컴퓨터 관련 학습보조기기, 독서용 학습보조기기, 의사소통 및 언어학습보조기기, 학습 관련 자세유지보조기기 등을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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