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프랑스 SOS그룹 자회사 CID 니콜라 아자르 대표_”영리·나눔 함께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에 투자”

전문 경영인 고용 정부·민간기업 협력 등 매년 8000억원 매출
한국 ‘미스크’와 MOU, 28년 노하우 전수할 것

프랑스 SOS그룹 자회사 CID 니콜라 아자르 대표
프랑스 SOS그룹 자회사 CID 니콜라 아자르 대표

프랑스의 사회적 기업 SOS그룹은 역사만 28년이 됐다. 직원은 7000명이고, 매년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34개의 자회사가 있고, 프랑스와 해외에서 270개 비영리단체를 운영한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병원 5곳을 운영하고, 매일 2000명의 노숙자에게 거주공간을 제공하며, 전과자나 장애인, 마약중독자들을 2년 동안 사회적 기업에 고용한 후 일반 기업에 재취업시키는 것 등이 주 업무다. 고용노동부 지원을 받아도 생존하기 버거운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다. 그 비결은 뭘까. 지난 2월 말 방한한 SOS그룹 자회사인 CID(le Comptoir de l’Innovation) 니콜라 아자르 대표를 만나 들어보았다. CID는 총 4800억원가량을 운용하며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적 기업 창업투자사’다.

―CID가 일반 창업투자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한 회사에 5년 동안 투자한다. ‘인내심 있는 자본’이라고 할까. 보통 자본은 만기가 1년이다. 일반적으로 A라는 회사가 1년 안에 15%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얻었다고 한다면, 누군가는 15% 손실을 낸 것이니까 현재의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공생이 이뤄질 수 없다. 윈-루즈(Win-lose) 게임일 뿐이다. 우리는 5년 동안 투자해서, 평균 5%의 수익률을 낸다. 유럽에서 이 정도는 꽤 괜찮은 수익이다.”

―CDI에서는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지표 랭킹도 매긴다는데….

“우리는 일반 지표와 사회적 지표 두 가지로 나눠서 50대 50으로 랭킹을 매긴다. A라는 대기업이 큰 수익을 내지만,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치자. 일반 지표에서는 AAA를 받아도, 사회적 지표는 낮은 등급을 받는다. 고용관계, 지역사회 기여, 환경 등 500가지 이상의 지표가 있다. 재무적 성과가 없는 건 자선사업일 뿐이요, 사회적 가치가 없는 건 일반 영리기업이다. 우리는 항상 돈도 벌고 착한 기업이 되는, 둘 다 얻을 수 있는 곳에만 투자한다.”

―사회적 기업 거래소를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들었다.

“EU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에는 현재 1700만 유로(250억원가량) 이상이 되는 큰 규모의 사회적 기업이 500개 정도 된다. 런던, 싱가포르, 뉴욕도 거래소를 어떻게 준비할까 모델을 고민하며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안다. 앞으로 2년 후쯤이면 사회적 기업 거래소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은 역사도 짧지만, 아직도 경쟁력이나 규모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28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한 비결은 뭔가.

“3가지 경쟁 우위가 있다. 첫째는 프로페셔널리즘이다. 우리는 NGO가 아니라 기업이다. 우리는 높은 자격요건을 갖춘 전문경영인을 고용하고 회계나 인사관리 등의 업무도 전문적이다. 둘째는 28년 동안 쌓여온 경험이다. 셋째는 정부와 민간기업 등과의 탄탄한 파트너십이다. 한 예를 말해 주겠다. 프랑스 유수의 토목회사는 많은 사람을 고용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었다. 그 기업은 사회공헌을 하고 싶어했는데, 우리는 그 회사와 합작사업을 벌였다. 토목회사의 건설과 토목 전문성, 우리의 고용과 직무교육 전문성을 합쳤다. 2015년이면 7500만유로(1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직원들도 상당한 자긍심을 느낀다.”

―한국에서의 역할은 무엇인가.

“사회혁신 컨설팅기업 미스크(MYSC)와 양해각서 (MOU)를 맺고 노하우를 전수하려 한다. 우리의 목적은 경쟁사를 이기는 게 아니라, 경쟁사가 더 잘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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