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국내 비영리 이사회 50~60대 남성 많아… ‘이사장 견제’ 기능 거의 없어

한국의 공익법인을 움직이는 건 누구일까. 아름다운재단에서 진행한 ‘비영리 공익법인 운영 실태와 지배 구조’ 연구 결과 국내 비영리 이사회는 ‘기업인·교수, 50~60대 남성’에 압도적으로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더나은미래에서 기획보도했던 ‘국내 100대 공익법인 대해부〈2016년 7월 19일 더나은미래 F4면〉’ 특집 연재 기사와도 일치하는 결과다. 또한 국내에선 비영리 공익법인 이사회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및 논의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국내 비영리 공익법인의 이사회는 성비, 연령, 직업 측면에서 ‘경제계 중견·노년 남성’ 쏠림 현상이 심했다. 이사회 규모는 평균 9명이었으며, 이 중 남성이 평균 8명, 여성이 1.3명에 불과해 여성 비율은 14%에 그쳤다. 이사회의 연령 구성은 50~60대가 평균 8명으로 전체 이사의 90%를 차지했다. 이사회의 직업 구성은 전·현직 기업인(38%), 전·현직 교수(25.6%) 출신이 전체 이사진의 60% 이상을 차지했으며 그 밖에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의 전문직이 12.3%를 차지했다. 시민단체 종사자는 전체의 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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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공익법인 이사회의 역할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공익법인 이사회 횟수는 연중 3.5회에 그쳐 분기에 한 번도 열리지 않는 조직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이사회의 역할이 예·결산 정도에만 존재하고, 조직 미션에 대한 이해나 사무국에 대한 감시 및 평가 등의 역할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익법인 이사회의 역할을 중시하는 미국의 경우 평균 연 7회 이상 이사회를 진행하며, 이사회를 평가하는 항목 중에 조직 미션에 대한 이해가 87%, CEO에 대한 평가가 52%를 차지다.

한편 국내 비영리 공익법인 중 60% 이상에서 신규 이사를 선임할 때 이사회 추천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해 이사장에 대한 견제 기능이 미비하고, 이사회 내 암묵적 담합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비영리법인에서 이사장의 의사 결정 권한이 30%에 이른다는 걸 고려할 때 ‘이사장 견제’라는 중요한 기능은 거의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또한 국내 비영리 공익법인의 지배 구조(이사회)와 법인 성과(기부금) 간에는 유의미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와, 이사회의 다양한 측면이 비영리 공익법인의 성과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비영리 이사회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했다.

이번 연구는 2015년 국세청에 공시한 공익법인 중 학교 법인과 의료 법인, 사회복지 법인 중 시설 운영 법인 등을 제외한 1259개 법인이 최종 목록에 포함됐다. 사회 조사 전문 기관 한국리서치에서 서베이를 진행했으며, 최종적으로 자료가 취합된 312개 공익법인이 이번 연구 조사의 최종 표본이 됐다. 비영리 거버넌스에 관한 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오는 7~8일, 제17회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https://beautifulfund.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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