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2일(수)

“저출산 고령화사회 방어체계 만들어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시형 이사장

미상_사진_저출산고령화_이시형이사장_2011지난 7일 통계청은 ‘장래 인구 추계’를 발표했다. 자료를 통해 ‘저출산 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발생할 인구적 변화를 상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금으로부터 50년 후인 2060년이면 우리나라 인구 중 절반이 노인과 어린이다. 남자의 기대수명은 86.6세, 여자의 기대수명은 90.3세다. 장래 인구 추계가 발표된 날 기자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이시형 이사장<사진>을 만났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듣기 위해서였다.

“곧 100세까지 살 수 있는 시대가 올 겁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세 가지가 충족되어야 인간답게 살 수 있습니다. 내 발로 걸어 다닐 정도로 건강해야 되고, 치매에 안 걸려야 되고, 현역으로 일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시형 이사장은 고령화 정책에서 제일 중요한 것으로 방어체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건강증진사업을 꼽았다. 이시형 이사장은 요즘 ‘뇌와 스트레스’에 대한 책과 ‘자연으로 돌아가기’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두 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방어 체력’이다. 뇌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겨줘서 건강한 생명활동에 지장을 주는 한국인의 생활습관을 고쳐야 하고, 자연과의 재결합을 통해 치유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과학이 발전했어요. 하지만 그러면서 과학에 대한 중독도 발생해서 편의와 효율을 최우선시하는 생활습관이 형성되었죠. 사람이 지니고 있는 본래적인 치유력이 약화되었습니다. 고령사회가 되면 더 심해질 겁니다. 지금대로라면 나이 들어 병에 걸려 있는 시간은 더 길어질 겁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건강 증진사업이 필요한 것이죠. 습관과 생활방식을 바꾸는 일종의 문화운동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고령사회를 견딜 체력이 생깁니다.”

이러한 문화운동은 건강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은퇴 이후의 시기에 놓인 사람들이 많아질 텐데, 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요.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자본주의가 발전했지만 그러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절도 발생했습니다. 은퇴를 한 사람들이 더 외로워질 겁니다. 이들의 삶에 필요한 것은 생활비, 고독하지 않기, 삶의 보람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런 것들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합니다. 지금껏 이런 것에 대비하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지 않습니다. 고령사회를 맞으려면 준비를 해야 합니다.”

미래의 고령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새 현재에 대한 이야기로 옮겨졌다. 현재의 생활습관과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 곧 고령사회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젠 경제 성장을 여유 있게 바라볼 필요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를 보면 경제 성장이 일정 수준을 지나면 행복지수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도 비슷할 겁니다. 우리는 지금 정상에 있습니다. 산의 정상에 있을 때는 산을 올라갈 때와는 다른 호흡과 시야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해집니다. 산에 올라가기 위해 쥐어짰던 에너지를 다른 곳에 사용하는 것이죠. 우리도 이제 어려운 이웃도 돕고 자신의 삶도 돌아보아야 행복해지고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기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그래서 좋은 현상입니다.”

이시형 이사장은 여러 가지 나눔 중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나눔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보통 기업들이 사회공헌사업을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진행하는 것과는 달리 삼성생명이나 교보생명을 비롯한 생명보험사들이 공동으로 출연한 것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또한 사업을 통해 사각에 놓여 있는 탓에 우리 사회가 보지 못하고 있는 화두들을 찾아 환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재단에서 벌이는 자살 예방사업은 우리 사회에 자기에 대한 애정과 생명에 대한 존중감을 다시 환기시키지요. 사회적인 의인을 찾아 포상을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정의와 의로움에 대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단계에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희귀 난치성질환 환자 지원사업은 기존의 의료체계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던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고령화 사회화 문제와 짝을 이루는 저출산 문제에 대해 미숙아 지원 사업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복지체계에서 사각으로 인식되고 있는 영역이다.

“내년에 보육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입니다. 재단의 이사들도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잘 자라는 것이 고령화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답이지요. 우리 사회의 방어 체력을 기르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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