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3일(토)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뉴욕 지하철, 살아 숨 쉬는 책들의 비밀기지

빅애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뉴욕의 애플화.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찾은 뉴욕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였다. 대중교통은 물론 키오스크 같은 일상의 영역이 애플페이로 움직인다. 타고 있던 지하철 호선이 갑자기 바뀌거나 연착되는 건 여전하지만. 차량 공유 플랫폼 우버, 리프트의 새로운 대항마로 등장한 테슬라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인어도 환영하는 화장실

항공사 예매 창의 Gender 선택 카테고리에서 스크롤을 내리다 주춤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넘어가는 비행기를 예매하는 중이었다. F-Female, M-Male, X-Unspecified(명시(지정)되지 않은), U-Undisclosed(밝혀지지 않은, 비밀에 부쳐진). 낯선 질문으로부터 변화의 기류가 피부에 와닿았다. 현지에서 “May I pronoun?”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땐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양육자라는 경험, 구글에선 스펙이다

금요일 11시. 샌프란시스코 구글 베이 뷰의 주차장. 우주 정거장을 연상케 하는 건물의 입구를 찾는 데만 20분이 걸렸다. 구글의 향후 로드맵을 관장하는 인공지능(AI) UX 리서치의 정수진 파트장을 만나 ‘Guest visit’ 절차를 밟는 과정은 출국 수속과 비슷했다. 국제공항을 방불케 하는 메인 홀을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소멸 위험 지역이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되기 전에

저출생, 인구, 지방. ‘소멸’이라는 키워드에 비상등이 깜빡인다. 전국 228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소멸 위험 지역은 과반이 넘는 118곳. 특단의 조치로 수백억원의 정부 지원금이 지역에 상륙 중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유치하기 위한 지역별 각축전이 벌어지면서 외부 기획자를 수혈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의 연구용역에 참여하면서 나는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멘토와 선무당, 그 균열과 균형 사이

“점을 AS 받는다고요?” 저녁을 먹으러 가던 택시 안에서 선배는 잠깐 점집에 들르자고 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점을 보라는 호객행위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내 생시(生時)를 풀던 역술가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를 하면 대성할 팔자라 호언장담했다. 난생처음 삥을 이렇게 뜯기는구나 허무한 쓰나미가 스멀스멀 몰려왔다. 드로잉은커녕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지독하게 외롭고 찬란하게 눈부신 엄마라는 세계

경력보유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정서적 자립이라는 미션을 정관에 기재하던 3월을 기억한다. 입춘은 지났건만 겨울을 벗어나지 못한 2019년의 어느 봄. 경력이 단절되고 경제권을 상실했을 때 마주한 건 자본주의에서 돈은 곧 인권, 결정권, 통제권이라는 서슬 퍼런 민낯이었다. 창업과 창간이라는 예상치 못한 인생의 트랙으로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로컬 브랜딩의 그늘

“플레이어가 없다.” 지역에서 무언가를 시작할 때 입 모아 얘기하는 것은 인프라의 부족이다. 일할 사람과 자원을 연계할 구심점을 찾아 헤매는 사이 기획 부동산은 빠른 속도로 ‘0리단길’을 만들어 원주민을 밀어낸다. 팬시한 카페가 늘어선 관광지는 본연의 매력 대신 도시의 위용을 닮아간다. 자연스레 원도심의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유괴 미수 사건의 전말

“선생님! 오늘 은성이(가명)가 유괴될 뻔해서 경찰서에 다녀오는 길이에요!” 부재중 통화를 이제 발견했다는 A선생님의 목소리는 격양돼 있었다. 유괴라니. 9시 뉴스에 등장할 법한 일이었다. A선생님이 부리나케 경찰서에 달려갔을 때 은성이는 잔뜩 겁을 집어먹은 채 떨고 있었다. 꼬치꼬치 상황을 캐묻는 어른들 앞에서 아이의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프랑스의 돌봄교실에서 발견한 질문

워킹맘의 무덤이라 불리는 여덟 살 학부모의 세계로 진입했다. 예비 소집일에 돌봄교실 안내문을 받고 적잖이 당황했다. 과밀학급임에도 전 학년 기준 돌봄교실은 딱 두 반, 우선순위 대상을 읽으며 애초에 기대를 접었다. 돌봄교실과 병행할 수 있는 방과 후 수업의 평균 경쟁률은 5대1. 갑작스런

정유미 포포포 대표
[기차에서 일합니다] 경계를 넘고 간극을 메우며

7시 15분 서울행 KTX-산천 234. 동트기 전 아이를 맡기고 기차에 올라 달이 마중 나온 심야의 택시로 귀가한다. 왕복 680km를 오가다 보니 장거리 이동의 달인이 되었다. 다음 정차역을 알리는 기내 방송은 알람이, 비좁은 기차 좌석은 맞춤형 이동식 독서실이 된다. 서울역 플랫폼에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