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7일(화)

“사회문제 해결하는 혁신가들의 ‘작은 성공’ 이어져야”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 출간한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있다?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른 사회적 기업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2007년 ‘사회적 기업육성법’ 시행과 함께 사회적 기업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정부 보조금이 끊기면 도산하는 등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다.

최근 “국내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경제가 대안 모델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따끔한 일침을 던진 책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이 출간됐다. 책의 주저자인 장용석<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를 만나 국내 사회적 기업의 문제와 대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상_사진_사회적경제_장용석교수와저서_2015

―책에서는 국내 사회적 기업의 자생 능력,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많이 표했는데,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상당한 취약함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얻은 수익을 다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재투자하는 본래 취지는 잃어버리고 정부 보조금이 끊기면 도산하는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목격된다. 현재 사회적 기업은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만 방점이 찍혀 있다.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가치를 창출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준비가 부족했다는 게 아쉽다.”

―사회적 혁신 생태계란 무엇이며,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은 어떤 모델인가.

“기업, 정부, 사회적 기업, NGO 등 모든 주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생태계를 일컫는다. 정부나 기업의 주도로 사회적 기업의 물리적 규모가 팽창하는 양적 성장의 단계(1.0단계),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있고 ‘착한 소비’에 해당하는 수요가 생기는 단계(2.0단계)를 거쳐 사회 전체가 경제적·사회적 가치의 융합을 모색하는 단계다.”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을 위한 4가지 전략과 함께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

“1985년 설립된 프랑스의 사회적 기업 ‘그룹 SOS’ 사례를 눈여겨봤으면 좋겠다. 사회적 기업 44개가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데 2014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이 약 9000억원에 달하고 직원 수도 1만2000명이 넘는다. 이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우산(umbrella)’ 같은 조직의 필요성이다. 역량이 있는 곳이 든든한 우산이 되어 주고, 그 안에 다양한 분야의 회사와 단체들이 모이면 복합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장이 만들어진다. 네트워킹, 매니지먼트 노하우 공유, 프로보노 활동 등을 전개하면서 교류와 협력 비용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국내에서는 사회적 혁신 생태계에 관심 있는 대기업이 이 역할을 수행해도 좋을 것 같다.”

―향후 사회적 경제 조직이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 조언 부탁드린다.

“우선 사회문제를 중심으로 사회적 경제 생태계가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혁신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이다. 각각의 현장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방안들을 고민하고 실현해나가면서 작은 성공(small win)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현장에서 스몰 윈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확산된다면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단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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