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목)

기후변화로 발생한 지하열섬… 건물 휘거나 균열 일으켜

기후변화에 따라 지하열섬 현상이 심화하면 건축물이 휘거나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알렉산드로 로타 로리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교수는 11일 국제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즈 엔지니어링’(Communications Engineering)에 “지하열섬 현상으로 지반이 침하하거나 융기하면서 건물 균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지하열섬 현상은 아스팔트나 벽돌 등의 건축자재가 스펀지처럼 태양열을 흡수하면서 지하 공간의 온도가 지상보다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알렉산드로 로타 로리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교수가 지난해 시카고 중심지의 지하 공간 온도를 측정한 지도.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 빛에 가깝게 표현된다. /노스웨스턴대학
알렉산드로 로타 로리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교수가 지난해 시카고 중심지의 지하 공간 온도를 측정한 지도.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 빛에 가깝게 표현된다. /노스웨스턴대학

지난해 로타 로리아 교수팀은 지하열섬 현상이 토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시카고 중심지의 지하공간 150곳에 센서 등을 설치해 온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지하주차장, 지하철 등의 월 평균 기온은 36도에 달했다. 토층 온도도 21.5도로 공원 등 지상 녹지 공간보다 약 10도 높았다. 

이후 시카고의 대표적 지하주차장을 본따 만든 가상 공간에 측정한 데이터를 대입해 1950년부터 2050년까지의 지하 공간 온도 변화치를 추정하고 이에 따른 지표면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온도가 상승하면 부피가 늘어나는 열팽창 현상에 따라 1950년부터 지금까지 지표면이 10mm 이상 융기하거나 때로는 침강했다는 것이 교수팀의 결론이다.

로타 로리아 교수는 “밀리미터 단위의 변화로도 건축물에는 큰 변화 일어난다”며 “최악의 경우에는 건물 휘어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지하열섬 현상도 건축물 위험도 평가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승훈 인턴기자 pojac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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