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전환연구소 ‘2024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
녹색전환연구소가 ‘2024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 포럼을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심화되고 있는 기후 위기 상황 속에 이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조망하기 위해 10인의 강연자를 초청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1천여 명의 시민들이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참석했다.
‘2024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는 1부 ‘기후 위기가 만드는 세계’, 2부 ‘기후 위기와 경제사회 대격변’, 3부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총 3부로 이루어졌다.
1부 ‘기후 위기가 만드는 세계’
1부 ‘기후 위기가 만드는 세계’는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조천호 대기과학자,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 센터장의 발표로 구성됐다.
먼저 최재천 이사장이 ‘생물다양성과 조화로운 삶’을 주제로 발언했다.
최재천 이사장은 “재앙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며 장마와 홍수 피해 등 기술 발전 여부를 막론하고 벌어지는 재난이 배수시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비가 내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의 배후에는 생물다양성이 있다” 며, 화학 백신보다 자연을 보호하는 ‘생태 백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경리 작가의 “원금은 건드리지 말고 이자로만 살아라”라는 말을 인용하며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지금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두고, 망가뜨린 자연을 되돌려놓고 세상을 떠나야 한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조천호 대기과학자가 ‘기후 위기, 파국의 시점은 언제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천호 대기과학자는 “기후 위기는 배출량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누적량으로 결정된다”며 “다음 세대는 편익 없이 위험만이 누적되기 때문에 세대 간 정의의 문제가 불거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위기의 위협은 국지적으로 일어난다”며 “지속 가능한 창문이 너무나 빨리 닫히고 있기에 지금 당장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1부 마지막 순서는 ‘기후 위기와 건강’을 주제로 한 채수미 센터장의 발표였다.
채수미 센터장은 “국민이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문제를 인식한다면, 적응 정책을 활성화하고 개선하도록 국가에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개인적 차원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의 기후 위기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부 ‘기후 위기와 경제사회 대격변’
다음으로 2부 ‘기후 위기와 경제사회 대격변’에서는 김승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총 네 연사의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김승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가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 당장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해 설명했다.
김승완 대표는 한국이 당면한 광범위한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에너지 전환의 방향과 문제는 명확하다”며 “이제는 실행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2030년 이전에 큰 감축기여는 어렵지만, 자연스러운 석유화학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는 ‘기후 위기 대응과 경제/금융’이라는 주제로, 팬데믹 이후 거시경제 체제의 근본적 변화와 함께 민간 기후 금융의 역할이 커졌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인 기후 위기라는 시대정신과 기술과 자본이 결합해야 한다”며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발견해 투자해야 함을 강조하고 “기후 위기에 관심이 있는 열정적인 활동가뿐만 아니라 유능한 창업가와 사려 깊은 투자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가 ‘기후 위기와 먹거리/농촌⋅사람’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은정 연구자는 기후 위기 시대의 농촌과 농업인에 대해 이야기하며 “먹거리의 정의로운 전환의 조건은 기후와 이주”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스마트팜’ 등 에너지 전환 없는 기술주의의 허상을 짚으며 ‘식농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후를 위한 경제학> 김병권 저자는 ‘기후를 위한 산업 전환’에 대해 설명했다.
김병권 저자는 “기후 위기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산업과 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생태 위기의 급변점을 뜻하는 티핑 포인트는 이미 현실이 되었지만, 대응이 매우 부족해 위기도 현실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 분절·디지털 전환 대 생태 전환·대기업 주도 산업정책 방향에서 중립적 포지션과 산업정책 도입·디지털 전환과 생태 전환의 상호 시너지 추구·시민과 지역을 위한 모색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3부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3부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는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 이관후 건국대학교 교수,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의 강연으로 이뤄졌다.
3부는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 ‘지금 여기, 기후정의로서 평화의 필요성’ 발표로 시작됐다.
배보람 팀장은 전쟁이 불러오는 기후 위기를 짚으며 군사 활동 전반을 기후 위기 대응 규범 내에 두고, 전쟁이 아닌 기후 협력을 위한 세계적 노력이 필요하며, 방산 산업이 아닌 기후 위기 대응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이관후 건국대학교 교수가 ‘2024년 총선과 기후 정치’를 주제로 설명했다.
이관후 교수는 ‘기후 위기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관해 설명하며 왜 한국 정치에서 기후 위기가 주요 의제가 되지 못하는가에 대해 탐구한 내용을 연설했다.
이어 ‘2024 기후 총선’에 대해 말하며 기후 의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후 의제를 중심으로 투표를 고려하는 유권자를 의미하는 ‘기후유권자’의 특성에 관해 설명했다.
끝으로 3부의 마지막 강연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의 ‘2024 기후 위기 전망과 행동제안’이었다.
이유진 소장은 “정부 정책과 재정은 기후 위기 대응을 향하고 있느냐”며 대응 후퇴에 대해 짚었다.
이어 “기후 위기 대응이 우리 사회의 중첩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과 일치할 수 있다”며 기후 위기 대응이 고정관념과 관성을 넘어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전환 ▲에너지 전환 ▲산업 전환과 녹색일자리 ▲정치전환 ▲삶의 전환 총 다섯 가지의 행동을 제안했다.
부마다 연사의 강연이 마무리된 뒤 참여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1부에서는 윤정숙 녹색연합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아 “기후 위기가 게임체인저가 됐다”고 시작하며 연사에게 답변을 받아봤고, 2부에서는 이승원 기자 겸 시사평론가, 3부에서는 허승규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 대표가 좌담을 진행했다.
이상헌 녹색전환연구소 이사장은 “우리 모두가 기후 유권자가 되어 게릴라처럼 동네방네를 누벼야 한다”며 “기후 유권자들이 화석 연료 카르텔로 꽁꽁 뭉친 기득권들을 게릴라처럼 기습 공격하는 효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후 전망과 전략’ 포럼을 개최한 녹색전환연구소는 앞으로도 매년 우리 사회가 당면한 기후 이슈를 점검하고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규리 기자 kyuriou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