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LG화학, 탄소 흡수하는 잘피 서식지 복원 나선다… 축구장 14개 규모

LG화학이 탄소를 흡수하는 해초 ‘잘피’ 서식지를 복원하겠다고 8일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전남 여수 앞바다에 잘피 군락지를 만들고, 2026년까지 축구장 14개를 합한 크기인 10ha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수 앞바다에 복원될 LG화학 잘피 서식지 예상 모습. /한국수산자원공단
여수 앞바다에 복원될 LG화학 잘피 서식지 예상 모습. /한국수산자원공단

잘피는 바닷속에서 꽃을 피우는 해초류로 해양생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 또 산림보다 탄소 흡수량이 30배 이상 많아 3대 블루카본 중 하나로 꼽힌다. 김장균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잘피 군락지 1ha당 최대 500t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LG화학이 조성할 10ha 규모의 잘피 서식지는 탄소 5000t을 흡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자동차 2800대가 매해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잘피 서식지가 복원되면 인근 해양생물 개체 수는 2.5배, 종류는 1.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 연안의 잘피 군락지는 지구온난화, 해양쓰레기 등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복원과 생태 연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잘피 서식지 복원 및 연구 사업’을 바탕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복원 사업에는 LG화학 주도로 총 6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프로그램 운영은 기후테크 스타트업 땡스카본이 담당한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여수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해양생태계 교육 사업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메타버스를 개발·관리하면서 블루카본 알리기 사업을 펼친다.

지자체 등 공공 부문도 이번 사업에 동참했다. 여수시는 사업추진을 위한 행정지원을 맡는다.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생태환경 조사, 잘피 군락지의 효과 분석 등 연구사업을 수행한다. 일반적인 잘피 서식지 복원에서 더 나아가 민간 기업 주도로 생태 연구를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4년간 14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전체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LG화학은 세계 해양의 날(8일)을 맞아 메타버스 바다숲인 ‘블루포레스트(BLUE FOREST)’도 공개했다. 바닷속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가상의 공간 블루포레스트를 통해 잘피심기, 바다식목일 봉사활동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 누구나 쉽게 자기만의 바다숲을 만들고, 다양한 미션과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해양생태계 보호와 생물다양성 보전은 지역사회와의 상생뿐 아니라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며 “글로벌 과학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탈탄소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지속가능 리더십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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