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국립산림과학원 “숲 회복은 인공조림, 토양 회복은 자연복원이 효과적”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대형 산불피해지에 대한 산림복원 정책의 과학적 근거와 절차를 설명하기 위해 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산불피해지 복원의 주요 연구결과와 미래방향’을 발표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1996년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 이후 산불피해지의 산림생태계 회복과정을 밝히고, 복원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이듬해부터 153ha(헥타르)의 장기연구지를 설치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 이후 삼척 지역에 4000ha를 연구대상지로 추가했다.

강원 고성에 있는 국립산림연구원의 산림복원 장기연구지 면적은 153ha에 달한다. 사진 가운데를 기준으로 왼쪽은 자연적으로 복원을 시킨 자연복원지, 오른쪽은 인공적으로 조림한 조림복원지다. /국립산림과학원
강원 고성에 있는 국립산림연구원의 산림복원 장기연구지 면적은 153ha에 달한다. 사진 가운데를 기준으로 왼쪽은 자연적으로 복원을 시킨 자연복원지, 오른쪽은 인공적으로 조림한 조림복원지다. /국립산림과학원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날 인공적으로 조성하는 조림복원과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자연복원 등 복원방법과 산불피해 정도에 따른 산림변화 등 장기연구지에서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산불피해지에 조림된 나무 종자의 생존율을 발표했다. 강릉, 고성, 동해, 삼척 등 산불피해지에 조림된 수종들의 1년 후 생존율은 소나무의 경우 89%, 활엽수는 평균 53%에 달해 소나무의 조림 복원 효과가 매우 우수하다고 밝혔다.

이어 산불 발생 20년 후 숲과 토양의 회복력 평가 결과도 공개됐다. 숲과 토양의 회복력은 조림복원과 자연복원의 장단점을 비교하기 위해 진행됐다. 강원 고성 산불피해지의 모니터링 결과 숲의 회복은 조림복원지가, 토양 회복은 자연복원지가 효과적이었다. 특히 조림복원지의 소나무는 강원지방 소나무 평균 키의 85~130%였고, 적절한 밀도를 유지했다. 반면 자연복원지의 신갈나무는 신갈나무 평균 키의 23~90%였고 자라고 있는 땅에 따라 키와 밀도에서 큰 편차를 보였다.

토양의 경우 조림복원지와 자연복원지 모두 산불 발생 후 2~3년이 지나면서 유기물과 양분이 서서히 증가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나고서도 조림복원지는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에 비해 유기물은 32%, 양분은 47% 낮았고, 자연복원지도 각각 유기물 47%, 양분 63%가 낮았다. 토양 유기물과 토양 양분의 회복률은 자연복원지가 조림복원지보다 각각 1.5배, 1.3배 높았다.

산림생물다양성 회복에 관한 결과도 발표됐다. 산불 이전의 생물다양성 상태로 회복되기까지 생물분류군에 따라 수년에서 수십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류는 3년, 물에서 생활하는 수서동물 9년, 곤충은 14년 안에 회복됐지만, 포유류는 20년이 지난 후에도 산불 이전보다 81~86%, 조류는 62~72% 수준에 머물렀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앞으로 산불피해지 유형에 맞게 복원기준을 탄력성 있게 개선하고, 결정 체계를 자동화해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매뉴얼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산불피해지의 생태계 회복과정을 밝히는 100년 장기 모니터링 연구를 위성, 드론, 센서 네트워킹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추진하고 산불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조성 기술을 개발해 산불 취약지에 적용할 방침이다.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은 “국립산림과학원은 앞으로도 산불피해 모니터링과 기술 개발로 산불에 강하고 경제·사회·환경적 가치를 반영하는 산림복원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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