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5일(화)

EU는 포장재 폐기물 처리에 칼 빼들었는데… 국내는 여전히 소극적 대책만

세계 각국에서 매년 수백만t 규모의 포장재 폐기물을 퇴출하기 위해 규제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관련 대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발생하는 폐기물 중 포장재로 인한 폐기물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 중 포장재로 인한 폐기물은 약 17%를 차지한다. 이는 식품 폐기물에 이은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또 유럽연합(EU)에 소속된 27개 회원국이 2020년에 발생한 포장재 폐기물의 총량은 약 7930만t이다. 이는 한 해 동안 1인당 177.24kg을 배출한 수치다. EU 국가별로 살펴보면 독일이 1877만6800t으로 가장 높았고, 프랑스 1267만6665t, 스페인 796만7260t 등이 뒤를 이었다.

각 정부는 포장재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를 정비하거나 포장재 폐기물에 발생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EU는 지난해 플라스틱세(Plastic Tax)를 시행하며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에 대해 1kg당 약 1000원의 분담금을 부과했다. 또 지난달 30일(현지 시각)엔 포장재 폐기물 문제해결을 위한 강력한 규칙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EU 시장에서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2040년까지 1인당 배출하는 포장재 폐기물의 양을 15%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과일과 채소의 일회용 포장, 식당이나 카페의 일회용 음식 포장 등 불필요한 포장재를 완전히 퇴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도 포장재 폐기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EPR 대상 포장재 발생량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59만5676t에서 5년 새 168만5579t으로 증가했다. EPR 제도에 포함되지 않는 예외 포장재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포장재 폐기물 배출량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그린피스가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8월 일주일간 3506명이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 14만5205개 중 73.2%가 포장재였다.

하지만 포장재 폐기물 규제에 대한 국내 상황은 여전히 그대로다. 올해 9월 환경부는 2021년 출고·수입분부터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은 포장재에 대해 20% 할증된 분담금을 부과해 EPR 제도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포장재 발생을 줄이는 강력한 규제책은 마련돼 있지 않다.

특히 국내 EPR 제도에 명시된 폐기물 분담금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1kg당 150원의 플라스틱 폐기물 분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1kg당 1075원으로 약 7배 높다. 이탈리아 605원, 영국 267원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또 EPR 제도에 포함되지 않는 포장재 항목도 문제다. 재활용의무생산자의 사업 규모가 기준 미달에 해당하는 경우 평가 신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수출을 목적으로 제조·수입한 제품과 포장재의 경우도 면제 대상이다.

이성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국제사회는 포장재 폐기물 등을 포함한 규제와 관리를 위한 국제협약 제정에 착수했다”며 “이러한 추세에 맞춰 국내 역시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과 폐기물 발생 자체를 사전에 억제하도록 EPR 등의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원규 더나은미래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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