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화)

“포장재 폐기물, 유통시스템 개선으로 해결한다”

WWF·대형마트 3사 업무협약

7일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 3사, 한국 건설 생활환경 시험연구원(KCL), 한국 포장재 재활용 사업 공제 조합(KPRC)과 '지속가능한 상품 포장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WWF한국본부
7일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 3사, 한국 건설 생활환경 시험연구원(KCL), 한국 포장재 재활용 사업 공제 조합(KPRC)과 ‘지속가능한 상품 포장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WWF한국본부

미국 최대 규모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장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택배 상자를 뜯으면 바로 제품이 나올 수 있는 포장 방식이다. 아마존에 납품하는 제조사 중 인증받지 않은 기업은 2020년부터 제품 한 박스당 1.99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소비자는 운송 과정 전반에서 발생하는 포장재 폐기물량도 제공받을 수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인증제도 도입 이후 절감한 포장재량은 100만t에 이른다.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제도다.

폐기물 감축을 위한 유통기업의 시스템 전환은 한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명동에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KPRC),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와 함께 ‘지속가능한 상품 포장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속가능한 상품 포장재의 기준과 지표를 마련하고, 현장 모니터링, 개선 사례 발굴 조사 등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유통사 포장재 폐기물 대응 전략

유통사들이 공동으로 폐기물 감축을 위한 밸류체인 개선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특히 유통 3사가 공동으로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물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댄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포장재 원료를 개발하는 화학사와 협력해 친환경 포장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개별 대응해왔다. 이경희 이마트 ESG담당 상무는 “이마트는 지난해 상품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PSI·Product Sustainability Initiative) 보고서를 통해 패키지 전략을 수립하는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유통사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유통사, 제조사, 유관기관, 기타 이해관계자가 함께 모여 지속가능한 상품 포장재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장재 발생량은 세계적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전 세계 폐기물 발생량은 2020년 기준 22억4000만t이다. 이 중 3억8000만t(약 17%)이 상품 포장재로부터 나왔다. 식품 폐기물에 이어 둘째로 많은 양이다.

포장재 감축에 대한 요구가 유통사로 향하면서 주요 기업들은 일찍이 폐기물 대응 전략을 세웠다. 미국의 월마트(Walmart)는 2005년부터 납품회사가 자발적으로 포장재를 줄일 수 있도록 점수를 매기는 제도 ‘PSS(Packaging Scorecard System)’를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포장에 의한 온실가스 발생량 측정 여부, 공급업체의 포장재 폐기물 감축목표 여부, 윤리적인 방식의 포장재 생산 여부 등을 따져 평가한다.

영국의 대표적인 유통기업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는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해 폐기물을 줄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2021년 기준 영국 내 500개 매장에 플라스틱 포장재 수거함을 설치하고, 소비자들이 포장재를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막스앤스펜서의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률은 91%에 달한다.

홍윤희 WWF 한국본부 사무총장은 “지속가능한 상품 포장재 사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유통사, 제조사, NGO, 소비자 등이 노력하면 포장재 전환이라는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며 “포장재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포장재 감축의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