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화)

“몸이 불편하기에 더 큰 열정… 지켜보는 이들도 많은 가르침 얻을 것”

박칼린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총감독

㈜포킥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포킥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1만명이 모여도, 저마다 받아들이는 감동의 크기와 모양은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이 됐든,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감동 하나는 가지고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것만으로 갑자기 전혀 새로운 삶을 살 수는 없겠죠. 하지만 뭔가를 ‘느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개·폐회식을 진두지휘할 박칼린(46) 총감독의 말이다. 박 감독은 1995년 발표된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를 통해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떠오른 이후, 지난 20년 가까이 70편이 넘는 뮤지컬 작품을 선보였으며, 각종 방송 프로그램과 광고 등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확보한 인물이다. 박 감독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내 시간과 열정을 투자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칼린 감독은 장애인 스포츠가 문화·예술과 닮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다.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지원하라고 부추기는 것도, 그들을 존중하고 이해하라는 말도 아니에요. 그냥 한번 관중으로 편하게 와서 느낌을 받아 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로 인해 어떤 이는 단순히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인생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겠죠. 아팠던 사람은 그들의 아픔을 공감할 수도 있고요. 얻어가는 것이 무엇이든, 누구나 그런 기회를 가져봤으면 하는 것이죠.”

박칼린 감독은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면서 “모든 사람은 피부색, 언어,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다. 식당에 가도, 극장에 가도 장애인이 살아가는 데 조그만 불편도 느끼지 못할 정도의 편의시설을 갖춘 미국 사회에 살면서, 장애인·비장애인의 차이도 자연스럽게 허물어진 것이다. 박 감독은 “내가 사람에게 느끼는 차이는 무엇인가에 꽂혀 달려가는 열정의 차이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장애인에게 많은 선택권이 없고, 딛고 일어나야 할 역경이 비장애인보다 크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박 감독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장애인아시안게임을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애인들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더 많은 난관을 겪었을 수도 있겠죠. 주변에서는 ‘넌 못해’라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을 테고요. 그 사람들이 무언가 이뤄내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다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르침을 한순간에 받게 될 것 같아요. 그런 감정을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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