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일)

차가운 경제 속 기부 온도는 따뜻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기부지수 발표

아름다운재단기부문화연구소_그래픽_기부_인지경로기부액_2012서울시 노원구 한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김혜란(45)씨는 작년부터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한 구호 단체에 매달 3만원씩 후원을 하고 있다. ‘기부 단체가 어디냐’고 묻자 한참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생각해냈다. 김씨는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서 돈이 나가지만 딱히 이 단체의 ‘후원자’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부 단체로부터 정기적으로 받는 뉴스레터도 없다.

김씨의 사례는 한국인 기부 문화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는 통계수치로도 드러났다. 지난달 17일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조사에서, 자원봉사 활동처 인지(認知) 경로에서 가족이나 지인·개인적 모임 등 개인적 관계망이 39.9%를 차지했다. 기부처 인지 경로 또한 대중매체(27.4 %) 및 시설의 직접 홍보(24.8%)에 이어, 개인적 관계망도 23.8%나 차지했다. 주변의 추천이나 홍보에 의해 기부할 단체를 선정하는, 이른바 ‘입소문 효과’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기부자들이 정기 후원을 중단하거나 변경하는 이유는 뭘까. 이번 조사에서 기부 경험자 중 지난 2년 동안 정기 기부를 중단했거나 변경한 사람은 10.3%를 차지했다. ‘기부 중단자’를 조사한 노연희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외국은 기부를 중단하는 사람과 계속하는 사람이 기부단체를 인식하는 차이가 큰 데 반해, 우리나라는 기부 중단자 50%가 기부 단체나 기부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며 “기부단체들이 기부자에 대한 차별화된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평균 기부액은 21만9000원으로 2009년보다 3만7000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 기부 참여율도 31.7%로 2009년(24.2%)보다 7.5% 증가했다. 특히 기부 방법에서 직접전달 방식이 37.1%로 여전히 주도적이지만, 2009년(46. 3%)에 비해 약 10% 하락했다. CMS 자동이체 방식(18.9%)이 2009년(10.8%)에 비해 8.1% 증가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기부도 2년 전보다 2.4%가량 증가했다.

강철희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전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기부와 자원봉사에 적극적”이라며 “소득 대비 기부 비율을 분석했을 때, 2009년에 비해 소득수준 하위 2분위와 4분위의 기부 노력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U자형의 그래프 형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29명을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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