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5년간 7000명 아동 후원… 인도네시아 어린이날 노래 보급

박동철 굿네이버스 인도네시아 지부장
아동 권리교육에 역점 둬 거리 캠페인 벌이고 어린이날 행사 열어
현지 자원봉사자 늘어 식수 파이프 설치하고 화장실 개·보수 나서

아동권리에 관한 연설중인 인도네시아 아동.
아동권리에 관한 연설중인 인도네시아 아동.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부의 고르 라구난(Gor Ragunan) 지역에서 특별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7월 23일 인도네시아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굿네이버스 인도네시아 지부가 주최한 기자회견이 바로 그것이었다. 회견에는 정부 아동복지 담당자, 인도네시아 시민단체 직원, 대학교수 등 전문가를 초청했다.

이 자리에는 6000여명의 인도네시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아동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바로 ‘무상교육’,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마약과 성매매’였다.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현장에 내몰리거나, 가난으로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인도네시아 아동들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굿네이버스 인도네시아 지부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08년. 박동철 지부장은 “지역사회가 제대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이 스스로 개발의 주체가 되어야 하듯, 아동권리의 주체는 아동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아이들이 모일 때마다 부르는 ‘인도네시아 어린이날 노래’를 만들어 보급한 게 대표적인 예. 박 지부장은 “인도네시아의 어린이날은 그동안 유명무실했는데, 아동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의 중요함을 알리기 위해 어린이날 노래를 만들고, 어린이날 행사를 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23일 인도네시아 어린이날을 맞아 굿네이버스 인도네시아가 아동권리신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7월 23일 인도네시아 어린이날을 맞아 굿네이버스 인도네시아가 아동권리신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인도네시아 지역개발사업장 내에서도 다양한 아동권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UN 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CRC)을 바탕으로 게임과 교육을 실시하고, 지역주민과 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세미나와 전시회, 거리 캠페인 등을 실시했다. 박동철 지부장은 “작년 한 해 동안 69개 학교, 3794명이 아동 권리교육에 참여했고, 세계시민교육을 받은 학생도 45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5년 전 700명으로 시작한 후원 아동의 수는 7000여명에 이른다. 초기 지부가 설립될 당시, 2곳에 불과하던 지역개발사업장은 5년이 지난 현재 13곳까지 늘었다. 자카르타의 도시 빈민촌 라와바닥(Rawa Badak)을 비롯해, 짜꿍(Cakung), 보고르(Bogor), 메단(Medan), 수카부미(Sukabumi) 등 인도네시아 취약 지역이 주요 대상이다. 박동철 지부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다른 NGO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들이라 더 의미 있다”며 “모든 사업장은 한국의 아동결연 후원자들의 기부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짜궁(Cakung) 지역개발 사업장에서 열렸던 거리캠페인.
짜궁(Cakung) 지역개발 사업장에서 열렸던 거리캠페인.
수카부미(Sukabumi) 지역개발 사업장의 거리캠페인 현장.
수카부미(Sukabumi) 지역개발 사업장의 거리캠페인 현장.

박 지부장의 꿈은 ‘현지 NGO를 만들어 주는 것’. 외부인이 아닌 현지인들이 인도네시아 아이들과 사회를 스스로 도와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지역의 대표자들로 꾸려지는 지역개발위원회(Community Developement Committee)를 만들어, 그들이 원하는 사업을 펼치려 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지부장의 신념은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현재 13곳의 사업장과 자카르타 본부를 포함해 모두 80여명의 직원이 활동 중인데, 지부장을 제외하면 모두 현지 인력이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자원봉사 문화의 확산이다. 이는 자신이 속한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박동철 지부장은 “현재 모든 사업장에 지역 자원봉사자가 활동 중이며, 그 수는 200여명에 이른다”며 “그들이 직접 나서 식수 파이프를 설치하고, 화장실을 개·보수하는 등 스스로 지역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해결에 나서는 점은 지역사회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