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30여 국에 ‘브릭’ 기부…창의적 놀이 문화 전파하죠”

[인터뷰] 프리야 베리 소호 임팩트 재단 이사장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만난 프리야 베리 소호 임팩트 재단 이사장. 그는 “놀이를 통해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소통 능력, 협업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종연 C영상미디어 기자

“21세기에 갖춰야 할 능력으로 4C를 꼽습니다. 창의력(Creativity),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소통 능력(Communication), 협업 능력(Collaboration)이죠. 4C를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요? 바로놀이(Play)’입니다.”

프리야 베리(Priya Bery·43) 소호 임팩트(Soho Impact) 재단 이사장은 “창의적인 놀이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체인지 메이커로 키워내는 것이 소호 임팩트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소호 임팩트는 국내 게임회사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가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전문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설립한 비영리재단이다. 미국과 한국은 물론 네팔·몽골·방글라데시 등 놀이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의 아이들에게 브릭(블록 장난감)’을 기부하는 활동을 한다. 국내 파트너 기관들과 놀이 관련 프로젝트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베리 이사장을 지난 6일 만났다.

소호 임팩트가 올해 전 세계 30여 개국에 기부한 브릭 수는 670만여 개에 달한다. “왜 하필 브릭이냐고요? 브릭은 누구나 쉽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에요.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직관적으로 브릭을 가지고서 이것저것 만들어냅니다.”

베리 이사장은 세계경제단체연합(GBC)의 에이즈 퇴치 팀과 미국 버진(Virgin) 그룹이 세운 버진 유나이트 재단을 거쳐 저개발국가에 신발을 기부하는 사회적기업탐스(TOMS)’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현재는 소호 임팩트 재단 이사장으로서 더 많은 어린이가브릭 놀이를 통해 창의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STEAM 교육으로 유명한 미국의 투빗서커스(Twobitcircus) 재단은 현지 학교 130여 곳에 브릭 놀이를 활용한 STEAM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이매지네이션닷오알지(imagination.org)’는 아이들이 브릭과 종이상자를 이용해 아케이드 게임기(오락실용 게임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소호 임팩트는 이 두 기관에 브릭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 어린이가 브릭과 종이상자로 만든 아케이드 게임기를 작동해보고 있다. ⓒ소호 임팩트 재단

베리 이사장은 브릭 놀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브릭 놀이와 같이 손을 사용하는 활동이 성장기 어린이의 뇌를 자극해 인지능력을 발달시킨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 타인과 협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브릭 놀이의 장점 중 하나다.

2주 전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해게르허브(Gerhub)’를 방문했어요. 게르허브는 게르(Ger) 지역이라 불리는 울란바토르의 낙후 지대에서 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게르허브와 함께 게르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열었는데 결과가 놀라웠어요. 아이들에게브릭으로 자신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어보라고 했더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른 친구들과 힘을 합쳐 작품을 완성했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감도 얻는 모습을 보며 브릭을 활용한 놀이의 힘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지난달 소호 임팩트와 게르허브가 함께 연 도시개발 워크숍에서 몽골 게르지역 청소년들이 ‘내가 원하는 도시’ 모습을 브릭으로 만들기 위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소호 임팩트 재단

그는 “앞으로 한국에서도 더 많은 파트너와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현재 C프로그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과 함께 브릭 놀이를 활용한 프로젝트들을 계획 중이에요. 게르허브와 도시 개발 워크숍을 진행했던 것처럼 환경, 건강 등 특정 주제를 브릭에 접목해 놀이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고 싶어요.”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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