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금)

“사회공헌 트렌드는 친환경”… ‘NGO 짝꿍’ 찾아나선 기업들

국제 환경보호 목소리에 해외진출 한국 기업 NGO 파트너 찾기 ‘러시’
“전문성 있는 NGO 없다” “아이템만 뺏고 연락 두절” 기업·NGO 간 마찰도

“최근 기업들로부터 태양광 등 친환경 프로그램을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가 친환경으로 바뀐 느낌이다.”

최근 만난 국내 복지전문 NGO 관계자의 이야기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개발도상국에서 천연자원개발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환경파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해당 지역을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과 친환경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모델이 필요해진 상황. 이 때문에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지역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환경 관련 NGO의 노하우가 필요해진 기업들이 앞다퉈 파트너 NGO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교보생명 교육문화재단이 환경 활동가들을 위해 개설한 환경 언론 강좌 모습. /교보생명 교육문화재단 제공
교보생명 교육문화재단이 환경 활동가들을 위해 개설한 환경 언론 강좌 모습. /교보생명 교육문화재단 제공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기업과 환경NGO는 물과 기름처럼 멀기만 한 관계다. 최근 재생에너지, 물관리 등 친환경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는 한 기업 담당자는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할 파트너 NGO를 구하는 중인데, 전문성 있는 NGO를 정말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NGO의 입장은 정반대다. “친환경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보자”며 만남을 요청한 기업들이 기획 아이템만 가져가고 연락을 두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충분한 소통 없이 홍보만 신경 쓰는 기업도 많다. 국내 F사는 지난 2009년 환경 후원 프로그램으로 풀뿌리 환경단체 지원 계획을 밝히고, 관련 NGO에 후원사 참여를 요청했다. F사는 해당 NGO가 후원사 참여의사를 밝히자마자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선 반면, 이후 1년 동안 심사기준과 후보자 선정조차 하지 않아 ‘파행 운영’이란 지적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NGO는 진정성을 가지고 프로그램 기획부터 평가까지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기업과 NGO가 충분한 소통으로 프로그램을 개발, 함께 전문성을 키운 사례도 있다. 유한킴벌리는 2006년부터 환경재단과 ‘임길진 NGO 스쿨’을 열어 NGO 실무자들에게 조직운영·마케팅·리더십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도 2006년부터 환경 활동가를 대상으로 언론강좌를 열어, 환경전문기자들이 보도자료 작성법·취재기법 등을 교육하고, 환경 관련 이슈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보생명과 환경 활동가 모두 국내외 환경 문제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송헌석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과장은 “좋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NGO 실무자들과 직접 만나 충분히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면서 “환경에 관련한 공통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함께 고민할 때 기업과 NGO 모두 전문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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