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사회적기업 10년 새 30배 늘어… 인증제도 개편 등 ‘질적 성장’의 단계로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③ <사회적 경제 활성화>

“사회적 경제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고용 없는 성장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사회적 경제’를 설명한 문구다. 문재인 정부는 민간 일자리 정책으로 ‘혁신 창업’과 ‘사회적 경제 기업 육성’ 두 가지를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경제 기업은 사회적기업, 마을 기업, 자활 기업, 협동조합 등 다양한 경제주체를 포괄한다.

발달 장애인을 고용해 인쇄물·커피 등을 제조·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인천 지역 동네 서점 60여 개 사업자가 조합원으로 참여해 공동 브랜드를 구축한 ‘인천서점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성수동 헤이그라운드를 방문해 소셜벤처 마리몬드의 윤홍조 대표로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삶을 모티브로 제작한 휴대폰 케이스 등의 소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조선일보 DB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 2007년 55개에 불과했던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은 1856개로 30배 이상 규모로 증가했다(2017년 11월 기준). 지난 2012년 ‘협동조합’이라는 별도 법인 격 회사가 도입된 이후 1만2000개가 넘는 협동조합도 설립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는 정부 주도하에 양적 성장을 이룬 사회적 경제 기업이 이젠 질적 성장을 준비할 단계”라고 진단한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심층 분석, 제3편은 사회적 경제 활성화 과제다.

◇사회적 가치 확산에 드라이브 건 정부, 사회적기업 인증 정책 개편 고려해야
 
지난달 18일 역대 정부 최초로 발표한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 내용에는 소셜 벤처 분야가 포함됐다. 소셜 벤처는 경제적 가치 창출과 함께 사회적 가치도 동시에 추구하는 스타트업을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한 사회 혁신가들의 코워킹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 입주사들의 90% 이상은 인증 사회적기업의 울타리 속에 속하지 않는다.
 
수익금의 일부를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데 기부하는 디자인 브랜드 마리몬드, 만 3세 이상의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원하는 부모님과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을 연결하는 시간제 아이 돌봄 매칭 플랫폼 째깍악어는 소셜 벤처 범주에 속한다. 청와대는 헤이그라운드에서 일자리위원회를 연 이유를 “소셜벤처를 새로운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 확산의 장으로 인식하고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헤이그라운드에는 어떤 기업들이 모여있을까?

사회적기업 인증제에 관한 논란도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외국과 달리 ‘법적 용어’와 혼용돼 사용돼왔다. 사회적기업육성법 제2조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이란 취약 계층에 사회 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 활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고용노동부 장관(제7조)으로부터 인증받은 자를 말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증하는 사회적기업은 4대 보험료와 인건비(기간별 차등 지급),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가 있다. ☞사회적기업 별도 법인격 필요할까?

 

이제 현장에서는 “사회적기업 인증제 및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년 전과 비교해 사회적기업의 숫자는 늘었지만 최근 3년간 사회적기업의 인증 신청 건수는 31.5%나 급감했다. 대신 정부 인증률은 57.4%에서 81.3%로 크게 높아졌다.

올해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은 “인증 숫자에 급급해 정부가 인증제를 부실 운영한 것이 아니냐”면서 “한계를 맞고 있는 중앙정부 주도의 인증제도를 당사자 조직의 자율성과 자생력을 높이는 등록제로의 전환 등 전면적인 정책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 인력 양성·금융 접근성 강화는?
 
김경하·박혜연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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