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화)

[Culture & Good] 환경, 아동 인권, 페미니즘…24개국 영화 70편을 한자리에서 만끽하는 방법

‘EBS 국제다큐영화제’ 프로그래머가 고른 꼭 봐야할 영화 5편 

 

올해로 14회를 맞은 EBS 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 2017)가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열린다. EIDF는 그동안 작품성은 물론 주제에 공익성을 풍부하게 담은 작품들을 소개해왔다.

올해 EIDF는 ‘다큐로 보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경기 고양시 EBS 디지털통합사옥을 비롯해 메가박스 킨텍스, 아트하우스 모모 등 여러 장소에서 동시 개최된다. EIDF 2017의 출품작들은 행사 기간 동안 TV 브라운관에서도 볼 수 있다. EBS1 TV로 24개국 70편의 작품이 상영되는 것.

일주일간 볼 수 있는 작품이 무려 70편이나 된다. 무엇을 봐야할 지 고민인 이들을 위해 신은실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5편을 소개한다. 요즘 가장 ‘핫(hot)’한 이슈 중 하나인 페미니즘부터 환경, 아동 인권, 가난 그리고 테러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준비돼있다.

 

나의 시, 나의 도시(Unarmed Verses·개막작)

찰스 오피서(Charles OFFICER) 감독│캐나다│2016│86분

나의 시, 나의 도시의 주인공인 소녀가 노래를 하는 장면. ⓒEBS

생명, 영혼, 그리고 예술 교육의 힘에 대한 믿음이 12세 흑인 소녀를 훌륭히 성장시키는 과정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자기 표현과 공동체에 대한 우리 보편적인 요구를 영화적으로 표현했다. 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이들의 목소리를 듣게 하는 힘을 지닌 ‘나의 시, 나의 도시’는 재개발에 의해 이주해야만 하는 주인공 소녀와 주민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재개발 지역에 사는 소녀가 훌륭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감독은 소녀와 이웃들의 경험담을 아름답고 시적으로 그려냈다.

 

라스트맨 인 알레포(Last Men in Aleppo)

페라스 파야드(Feras FAYAD) 감독│덴마크·시리아·독일│2017│105분

2017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다큐멘터리, ‘라스트맨 인 알레포’. ⓒEBS

올해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5년간 지속된 내전 속에서 알레포 주민 약 35만명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폭격에 불안감을 앉고 살아간다. 자원 활동가로 이뤄진 민간 구조대 ‘화이트 헬멧’은 붕괴 직전의 알레포 현장에서 싸우고 있다. 폭격으로 사라져가는 일상 속에서, 그들은 인류에 대한 회의와 더불어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의문과도 싸우고 있다.

 

헤르보르 이야기(A Bastard Child)

크누테 베스테르(Knutte WESTER) 감독│스웨덴│2016│58분

스웨덴 여성 참정권 및 여성 인권 운동 이야기를 다룬 헤르보르 이야기의 스틸컷. ⓒEBS

여성참정권을 얻기까지의 희생과 노고를 다룬 작품. 1909년, 스웨덴에서 아버지 없이 태어난 아이 헤르보르. 누구도 원하지 않던 이 아이는 보호소와 고아원을 전전하며 유년시절을 보낸다. 어른이 된 아이는 자신이 겪었던 여성참정권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투쟁으로 일생을 보낸다. 감독은 자신의 할머니인 헤르보르가 들려준 삶을 직접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옮겨 관객들이 헤르보르가 거부당한 사회적 차별과 부당함을 목격하게 한다.

 

바그다드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Baghdad)

서빈 크라옌부히(Sabine KRAYENBUHI)·제바 오엘바움(Zeva OELBAUM) 감독│미국·프랑스│2016│92분

여성 탐험가의 삶과 제국주의 시대를 다룬 바그다드에서 온 편지. ⓒEBS

영국 고고학자 거트루드 벨(Gertrude Margaret Lowthian Bell·1868-1926)은 옥스퍼드에서 공부한 뒤 중동에서 오래 머물렀다. 벨은 제1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 아라비아에 머물며 탐험했던 일들을 영화(아라비아의 로렌스)로 만든 T.E. 로렌스에 버금가는 여성으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그는 오스만 제국 해체와 이라크 건국에 관여했다. 틸다 스윈턴이 제작과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됐고, 컴필레이션(옛 필름으로 편집한 필름)과 재연 기법이 주로 쓰인 작품이다. 영국 스파이로 막강한 정치적 권력을 누렸던 거트루드 벨에 대한 공개된 적이 없던 놀라운 실제 자료들을 바탕으로 했다. 대영제국이 식민지에서 행사한 권력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 한 여성의 극적인 삶과 이에 얽힌 이라크 국경 확정 등 사막의 역사 속으로 관객들을 인도한다.

 

도시 농부 프로젝트(Wild Plants)

니콜라 윔베르(Nicolas Humbert) 감독│스위스·독일│2016│109분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도시농부프로젝트. ⓒEBS

디트로이트에서 도시 농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마일로 옐로우 헤어, 취리히의 얼굴을 바꾼 비순응적 정원사 모리스 마지. 그리고 제네바의 혁신적인 농업협동조합 자르댕 드 코카뉴. 동시에 진행되는 이야기들을 엮는 영화는, 소비 사회의 안락함을 거부하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와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방법을 창조하는 이들의 다양한 초상을 보여준다. 서구 여러 나라에서 흙을 일구며 사회 변화를 꿈꾸는 활동가들을 시적으로 포착한 지난해 다큐멘터리계의 화제작이다.

 

ⓒEBS

세계 유일의 온·오프라인 상영이 결합한 영화제인 EIDF는 올해 특히 뉴미디어와 신기술을 결합한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이은정 EIDF 2017 집행위원장은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방송사 주관 영화제라는 특성을 적극적으로 살려 온라인과 오프라인, 뉴미디어와 신기술을 결합하는 최초의 시도를 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모바일 기반의 다큐 제작을 활성화하고자 ‘내 손 안의 다큐-모바일 단편 경쟁 부문’을 신설, 예심을 거친 9편을 영화제 기간 온라인에서 상영하고 시상한다. 가상현실(VR) 다큐 화제작을 소개하는 특별전도 마련된다. 아울러 다큐 전용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인 ‘디-박스'(D-Box)도 운영해 영화제가 끝나도 상영작들을 다시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관련 행사도 풍부하게 준비했다. 다큐멘터리 교육의 장인 Doc 캠퍼스를 22일부터 24일까지 운영하고, 25일과 26일 일산 호수공원과 서울 청계천에서 동시에 야외상영을 진행해 다큐멘터리를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제공한다. EIDF 2017의 상영 스케쥴 및 행사 안내를 비롯한 자세한 정보는 EIDF 홈페이지(www.eidf.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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