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후원자 만나 재능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뤘죠”

“베트남 아동을 6년째 후원 중인데 실제 보는 건 처음이에요. 사진으로만 봤던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운동장을 뛰는 모습을 보니, 실감이 납니다.(웃음)”

전 세계 10개국에서 110명의 후원 아동이 참여한 ‘2016 기아대책 희망월드컵’ 경기 첫날이던 지난 6일, 김춘옥(60)씨는 후원 아동의 경기를 보기 위해 새벽 4시 대구를 출발해 아침 일찍부터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김씨를 포함해 아이들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은 이들은 1000여명에 달했다. 가장 먼저 케냐와 경기를 치렀던 페루의 하롤(14)군은 “1대0으로 졌는데도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그는 “한국에서 난생처음 비도 맞아보고 푸른 바다도 봐서 무척 신기했지만, 무엇보다 오랫동안 도와준 후원자를 만나 재능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경기 후 일대일로 만난 후원자 44명과 후원 아동들은 같은 날 저녁, 서울시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희망월드컵 개막식에서도 함께 손을 잡고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입장했다. 9년째 케냐의 클린턴(14)군을 후원해온 황동일(41)씨는 “말은 안 통해도 함께 밥을 먹고 손을 잡으니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아 따뜻하고 가슴 뭉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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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말라위 팀과 케냐 팀이 결승전을 치르는 모습. 연장전 끝에 말라위 팀이 3:0으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기아대책

특히 개막식에선 출전 선수들이 국가를 초월해 두 팀으로 나눠 화합 경기를 갖기도 했다. 드림팀의 골키퍼 펨페로(14)군은 한국 대표 선수인 홍성우(16)군이 첫 골을 넣자, 반대편 골대까지 뛰어가 성우군을 와락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펨페로 군은 “한 팀이 돼 한마음으로 뛰다보니 어느새 모두 한동네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몸이 향했다”고 웃었다.

한편 지난 8일 열린 결승전 끝에, 이번 희망월드컵의 최종 우승컵은 말라위에 돌아갔다. 강원화(43) 말라위 기대봉사단은 “말라위는 출전국 중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아이들이 이번에 무언가 이뤄보자는 마음이 강했다”며 “한국에서 얻은 용기로 말라위에 돌아가 더 큰 변화의 희망을 꿈꾸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은 “이번 월드컵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후원자들에게는 작은 나눔이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가 널리 확산됐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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