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목)

숫자로 본 여성

49.2% 경제활동 참여율, 28.7세초혼 시기, 25위남녀평등 국제 순위, 61위사회 참여율 국제 순위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여성의 사회 참여 비율이 늘어난 것이다. 1965년에는 전체 여성의 37.2%만이 경제활동에 참여했지만 지난 40여년간 꾸준히 증가해 2010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49.2%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종사하는 분야도 단순노무직에서 전문직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특히 국회의원과 고등고시 합격자 등 고위직 관료나 의사, 한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많이 늘어나 여성 인력의 질적인 성장이 두드러졌다. 1992년 단 3명이었던 여성 국회의원은 2008년 18대 국회에 들어와 10배 이상 늘어난 41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여성 국회의원은 전체 의원의 13.7%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 의사 비율도 1980년 13.6%에서 2008년 21.6%로, 한의사 비율은 2.4%에서 15.7%로 높아졌다.

하지만 국제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 비율은 갈 길이 먼 것으로 드러났다.

미상_그래픽_여성_여성이렇게달라졌다_20112009년 기준으로 한국은 문해(文解)율, 취학률, 기대수명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남녀평등지수(GDI)’에서는 155개국 중 25위로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 및 경제 분야의 여성 참여 정도를 나타내는 ‘여성권한척도(GEM)’에서는 109개국 중 61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도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남녀 초혼 연령을 조사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20년 만에 여성의 초혼 연령이 24.8세에서 28.7세로 초혼시기가 4년 정도 늦어졌다. 결혼에 대한 견해도 딸 세대인 20~30대와 어머니 세대인 50대 이상이 큰 차이를 보였다. 2008년 통계청이 실시한 ‘사회조사’에 따르면 딸 세대인 20~30대의 9.9%만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했고 42.7%는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라고 생각하는 데 반해 50대 이상의 여성들은 78%가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여성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는 데는 결혼 후 직장생활과 가사일을 병행하는 데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취업한 남성의 평균 가사 시간은 1시간56분인 데 비해 여성은 2배에 가까운 3시간36분을 가사일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지면 여성의 사회생활은 더욱 힘겨워진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결혼 후 직장을 그만뒀다가 자녀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재취업을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 참가율을 살펴보면 25~29세가 69.0%로 가장 높고, 육아가 진행되는 30~34세에 51.9%로 뚝 떨어졌다가 30대 후반 56.3%, 40대 65.4%로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 여성 인력의 활용을 높이려면 여성의 경제활동에 방해가 되는 이런 장애물부터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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