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9일(금)

실업급여 하한액 받은 사람, 4명 중 3명은 여성·노인·청년·장애인

실업급여 하한액이 낮아지면 장애인과 노인, 청년, 여성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재근 의원실은 고용노동부와 국민건강보험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서울의 한 복지센터에 방문한 구직자 모습. /조선DB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서울의 한 복지센터에 방문한 여성 구직자 모습. /조선DB

지난해 기준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약 163만1000명이다. 이 중 실업급여 하한액을 지급받은 사람은 약 119만2000명으로, 실업급여 수급자의 약 73.1%가 하한액을 받았다. 인재근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하한액 수급자 중 75.3%(약 89만8000명)는 여성·노인·청년·장애인 중 최소 1개의 분류에 속한다. 여성은 65.9%, 30세 이하 청년 22.5%, 65세 이상 고령자 7.1%, 장애인 0.3% 등이다.

실업급여 수급자 중 하한액 수급자 비율은 2019년(81.7%)부터 지난해(73.1%)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여성·노인·청년·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69.3%에서 2022년 75.3%까지 5년 연속 증가했다.

여성·노인 등으로 범위를 좁히지 않아도 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비율은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중 최저임금보다 적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가입자의 16.8%(328만4082명)였다. 실업급여 하한액 수급의 기준이 되는 최저임금 130%보다 적은 보수를 받은 사람도 39.2%(748만9379명)에 달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7월 공청회를 여는 등 실업급여 하한액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후 월급보다 실업급여 하한액이 더 많은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다. 내년도 실업급여 예산도 감소했다.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2024년도 실업급여 관련 예산은 10조9144억원으로 지난해(11조1839억원)에 비해 2695억원 줄었다

현행 고용보험법 상으로는 구직급여일액(퇴직 전 3개월간 1일 평균임금의 60%)이 최저구직급여일액(최저임금의 80%) 보다 낮은 수급자는 실업급여 하한액을 받는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실업급여 하한액을 받는 사람은 이전 직장을 다닐 때 월 보수가 최저임금의 약 130% 미만이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실업급여 하한액 제도에 따라 구직 기간에 경제적 지원을 받는 사람은 기존 일자리가 열악했다는 의미다.

인재근 의원은 “실업급여의 보장성 후퇴는 결국 여성, 노인, 청년, 장애인이 몰려 있는 저임금 근로자의 구직 안정성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며 “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을 시간과 기회는 줄고, 결국 등 떠밀리듯 열악한 일자리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은 고용보험 재정을 아끼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복지 사각지대가 넓어지고 복지 예산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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