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금)

눈높이 맞춘 인성교육, 아동의 다양성 인정해주는 사회 만들 것

전영순 월드비전 국내사업본부장

전영순 월드비전 국내사업본부장
전영순 월드비전 국내사업본부장

작년 12월, 정부는 ‘3차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2015~2019)을 확정지은 가운데, 인성을 함양하는 학교 문화 개선으로 학교 폭력 예방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성교육은 2011년 말, 친구의 괴롭힘 때문에 대구의 한 중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으며, 올 7월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릴 정도로 인성교육을 중요시하던 우리나라가 이 교육을 법으로까지 제정하며 시대적 목표를 바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동 학대, 학교 폭력 등 가정과 학교, 군대, 사회로 이어지고 있는 폭력 문화에 대한 해법을 ‘인성교육’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인성교육은 특정한 프로그램을 통해서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더 효과적으로 학습된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과 체험학습이 아동의 사회적 기술을 발달시키는 중요한 배경은 되지만, 인성교육의 책임을 학교 현장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인성을 자라나게 하는 것은 가정, 학교, 사회 등 우리 모두의 몫이고 특별히 아동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교사, 부모에게는 모델링의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

2013년 월드비전이 5000여 명의 아동, 가정, 학교,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존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은 재미가 없고, 반복되기 때문에 식상함을 느끼고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장에서 진행되는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이 기대만큼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월드비전과 EBS가 공동 주최하는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은 학교 폭력이 사회문제로 이슈화되며, 다양한 예방 정책 및 방법이 쏟아져 나오던 2012년 처음 시작되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이 캠페인은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참여 실천형 인성교육이라는 점에서 참여자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한편,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대입, 취업과 연계되어 이미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고 한다. 인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한 것이다.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꼴찌인 것은 온 국민이 공부에 대한 과도한 열정으로 아동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크다. 모든 아동이 좋은 대학과 직장, 성공만을 바라보도록 강요당하고, 아동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뒷받침해주지 못해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가 결국 학교 폭력이다.

다음 세대인 우리 아동에게 행복한 학교, 행복한 사회를 선물해주기 위해서는 아동마다 고유한 다양성이 인정돼야 한다. 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함께 아동이 꿈을 이루길 돕고, 아동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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