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금)

“보니하니가 우리 교실에 떴다”… 같이 춤추니 재밌는 일이 자꾸 생겨요

월드비전·EBS캠페인 ‘교실에서 찾은 희망’
학교폭력 예방 내용 담은 노래·춤… 반친구와 함께 하며 협동심 배워나가… 유튜브에 플래시몹 영상 공유까지
행복한 학교 만들어주는 ‘짝 찾기’… 주변 사람의 고마움 깨닫는 기회 돼

“으아! 선생님. 이게 꿈이에요, 생시예요?”

교실 문을 열고 갑작스레 등장한 이들로 인해 우면초등학교(서울 서초구) 3학년 은방울반 교실은 금세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은방울반을 찾은 사람은 EBS의 어린이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를 진행하고 있는 ‘보니’ 신동우(17)군과 ‘하니’ 이수민(14)양. ‘초등학생들의 아이돌’로 여겨질 만큼,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청소년들이다(실제로 옆 반에서 “7세 때부터 팬이었다”며 사인을 받아가는 학생도 있었다). 보니와 하니가 초등학교를 급습한 이유는 월드비전과 EBS가 함께하는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교실에서 찾은 희망’을 돕기 위해서다. 올해로 벌써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캠페인은 학교 폭력 예방의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송에 맞춰 플래시몹(여러 사람이 특정 장소에 모여 벌이는 깜짝 공연)을 촬영하고, 이 영상을 유튜브로 공유하는 활동이다. 올해부턴 여기에 특별한 이벤트가 하나 추가됐다. ‘교실에서 찾은 희망’의 홍보대사가 신청한 학급을 방문, 함께 플래시몹을 진행하는 일명 ‘스쿨어택’이다.

지난 5월 13일, 월드비전·EBS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교실에서 찾은 희망’의 첫 번째‘스쿨어택’주자로 나선‘하니’이수민(왼쪽)양과‘보니’신동우군이 서울 서초구 우면초 3학년 은방울반 친구들에게 플래시몹 안무를 배우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지난 5월 13일, 월드비전·EBS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교실에서 찾은 희망’의 첫 번째‘스쿨어택’주자로 나선‘하니’이수민(왼쪽)양과‘보니’신동우군이 서울 서초구 우면초 3학년 은방울반 친구들에게 플래시몹 안무를 배우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이날 은방울반 학생 26명은 지난 2주간 구슬땀을 흘려가며 연습한 플래시몹 안무를 보니와 하니에게 선보였다. 아이들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언니, 오빠가 자신들이 만든 안무를 따라 하는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학급 담임인 이정은(39) 교사는 “새 학년이 시작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친구관계를 어려줘하는 아이들을 보면 참 속상했는데,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에는 유난히 말썽꾸러기이던 녀석까지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다”고 했다. 안무 연습을 마친 보니·하니는 후원사인 ‘오리온’의 과자 박스를 은방울반에 선물하며 앞으로도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잃지 않길 당부했다. ‘하니’ 이수민양은 “다소 무거운 ‘학교 폭력’이란 주제를 춤과 노래로 풀어내니까 어린 친구들도 훨씬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며 “오늘 우리의 스쿨어택 활동으로 은방울반 아이들이 ‘친구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성 발달할 시기, 함께 춤추며 배려심 길러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에는 지난 3년간 930여개의 학교에서 4만65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의 92.6%가 “우리 반이 더 행복해졌다”고 답할 정도로 반응도 좋다. 이제 막 사회성을 배우기 시작한 3학년 은방울반 아이들은 어땠을까. 아이들을 지켜봐 온 이정은 교사는 “1~2학년 친구들은 관심과 에너지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돼 있지만, 3학년이 되고 모둠 활동을 시작하면 친구에게 양보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조별활동 준비물 바구니를 갖고 오는 것부터 누가 발표할지 정하는 일까지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그 과정에서 다툼도 있었다”고 했다.

‘교실에서 찾은 희망’은 그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이 교사는 “처음에는 둘씩 짝을 지어 추는 안무를 친한 친구들끼리만 연습했지만, 나중에는 아이들이 몇 번이나 짝꿍을 바꾸더라”고 했다. 서로 앞자리에 서고 싶어 하던 모습도 온데간데없어지고 알아서 자리를 옮겨가며 대형을 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부모님과 체험학습을 다녀오느라 한동안 연습에 참여하지 못했던 구나연(9)양은 “일주일 사이 친구들이 확 달라져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되게 엉망이었거든요(웃음). 그런데 플래시몹을 같이 연습하면서 친구들이랑 평소보다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재미있는 일도 자꾸 생겼어요. 더 친해지니까 호흡도 점점 잘 맞게 되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보니 오빠, 하니 언니에게 보여주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차라리 스쿨어택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었는데, 오늘은 친구들이 정말 잘해줬어요. 저희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더 기뻤습니다.”

◇’짝’ 찾기 미션으로 학교 폭력 함께 해결

올해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에는 특별한 미션이 추가됐다. 바로 행복한 학교를 함께 만드는 ‘짝’을 영상 속에 등장시키는 것이다.

“우리 반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짝은 누굴까?”

이정은 교사의 질문에 아이들의 답변이 조금씩 넓어졌다.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을 열어준 월드비전까지…. 아이들은 국어 수업 중 ‘존댓말로 감사의 편지 쓰기’ 시간을 활용해 각자 생각하는 소중한 ‘짝’에게 편지를 썼다. ‘사서선생님, 제가 도서실에서 책을 찾을 때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현아.’ ‘학교보안관선생님, 항상 저희의 안전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원.’ 은방울반 교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20여장의 편지는 머지않아 아이들의 손을 통해 직접 주인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 교사 역시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의 진정한 짝이 될 수 있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의 숨겨진 모습을 알게 되면서 저 역시 제자들과 더욱 가까워졌어요. 간혹 아이들 장난이 너무 심하면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캠페인을 한 이후부턴 ‘나부터 변해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은방울반은 스쿨어택 이후, 선물로 받은 오리온 과자 박스를 우면초등학교의 행복을 위해 애쓰는 짝들과 함께 나누기로 했다.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학교 폭력을 예방하자는 캠페인의 취지를 직접 실현하기 위해서다.

교실에서 찾은 희망의 다음 스쿨어택에는 월드비전의 홍보대사인 연예인 김보성이 함께한다. 후원사인 미스터피자의 ‘도우쇼’ 스쿨어택도 6월 16일 수도권을 시작으로 7월 14일 지방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스쿨어택 참여를 원하는 학급은 월드비전 교실에서 찾은 희망 홈페이지(www.wvschool.or.kr/hope/)에서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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