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토)

내가 의지할 수 있는 한 사람 덕에 인생의 전환점 맞아

“정치를 해보니 사회적 인식이 아직 부족하단 생각도 들어요. 제가 비대위원으로 들어갔을 때 ‘왜 이 사람이 정치를 하냐’는 말도 들은 적이 있어요. 자립준비청년이 전체 인구 집단으로 봤을 때 많은 수는 아니지만, 청년의 일부기도 하거든요. 결국 당사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사회적인 공감대도 높여가야 한다고 봐요.”

전(前)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윤도현(22)씨가 자립준비청년 당사자로서 정치 경험을 풀어냈다. 윤씨는 지난해 말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중 최연소 영입 인재로 주목을 끌었다. 그는 “(자립준비청년이 겪고 있는) 사각지대의 목소리가 사회에 전달되는 다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자립준비청년 당사자로서, 자립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로 나온다는 것에 주목해 실생활 적응을 돕는 ‘자립준비청년 학교’, 자립 정보 플랫폼 ‘자립 정보 ON’ 고도화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유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인 윤씨는 자립준비청년과 후원자를 잇는 단체 SOL(Shine On Light)을 운영한다. 2021년에는 자립활동가 13명과 함께 자립 준비 경험을 담은 책 ‘우리가 마주한 세상에는 지도가 없었다’를 출판했다.

2021년 윤도현 씨가 자립활동가 13명과 함께 자립 준비 경험을 담아 출판한 ‘우리가 마주한 세상에는 지도가 없었다’ 표지. /텀블벅 갈무리

18년 동안 보육원에서 자란 자립준비청년 당사자인 그가 주목한 것은 ‘사회를 나와서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것. 그는 “보육원 구조 자체가 일대다(1대多) 이기에 시설에서 의지할 사람을 찾기보다는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다”며 “선생님이 자주 바뀌는 것이 현실이니 시설 선생님이 아니어도 내가 의지할만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운영하는 단체 SOL은 홈페이지에 상담소를 열고, 오픈 채팅을 운영하며, 힘든 일이 생긴 자립준비청년들이 상시 연락할 수 있는 곳을 마련했다.

양부모님을 만나 2년간 함께 지내다 최근 (청년으로서) 자립을 한 그는 “자립준비청년들은 모든 일을 혼자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고, 물어볼 곳이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결심한 자립이 오히려 양부모님과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높은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전(前)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자 자립준비청년 지원 단체 SOL 대표인 윤도현(22)씨가 지난달 열린 좌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그에게 전환점이 되어준 사람은 시설에서 만난 뮤지컬 수업 선생님. 그는 “중학생까지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해서 인간관계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보육원 안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그에게 시설 밖은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다. 그러나 뮤지컬 수업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멘토에게 마음의 상처를 이야기하다보니 힘들었던 시간이 괜찮아졌다”고 했다. 그는 ‘나의 상처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누군가에게 치유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사회복지학과로 전공을 정했다.

끝으로 어떤 청년으로 불리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잘 자랐다는 말도 편견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냥 열심히 사는 청년, 수식어 없는 청년으로 불리고 싶다”고 답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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