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인종주의
임금 체불, 불합리한 고용 구조, 열악한 주거 환경….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는 과거부터 존재했다. 저자 는 1994년 파키스탄 남성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둔 ‘다문화가정’ 당사자다. 그는 남편과 사귄 순간부터 ‘양공주’라는 비난을 들으며 한국 사회에서 성차별과 인종주의를 몸소 경험했다. 결혼 당시 결혼이주민에게 발급되지 않던 결혼이민비자에 대한 이야기부터 혼혈, 코시안(Kosian), 온누리 등 국제결혼 커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지칭하는 용어의 변천사까지 저자는 차별이라는 주제를 자기 자신과 곁에 있는 이들의 사연을 담담히 풀어낸다.
정혜실 지음, 메멘토, 1만1700원, 200쪽
어반 정글
‘콘크리트 정글’이라 불리는 도심에는 얼마나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을까?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에 서식하는 동식물은 5515종에 달한다. 자연을 파괴하면서 만들어진 도시에도 여전히 많은 생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는 뜻이다. 저자 벤 윌슨은 전 세계의 수많은 도시 공원, 나무와 숲, 강과 습지, 농장과 정원에 이르기까지 도시 속 수많은 자연 요소들을 탐사한다. 그러면서 도시에서 공존하는 동·식물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파헤친다. 특히 “인류는 도시에서 살아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과 함께 살고자 하는 충동의 힘을 증명한다”며 “현시대의 생물 다양성의 핵심이 농지나 자연보호구역보다 오히려 도시 안에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벤 윌슨 지음, 박선령 번역, 매일경제신문사, 2만1600원, 384쪽
플라스틱 게임
만드는 사람은 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게임이 있다. 일명 ‘플라스틱 게임’. 인간이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할수록 공장은 많이 가동되고 온실가스를 끊임없이 배출한다. 기온은 끝을 모르고 오르고, 해수면은 상승해 저지대는 모두 잠긴다. 심각한 더위와 추위가 찾아오고, 결국 생태계가 파괴된다. 그러거나 말거나 기업은 공장을 멈추지 않는다.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대량생산은 이어지지만, 이를 견제해야 할 정부는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이런 게임의 시나리오라면 그 끝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책의 저자는 충분히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의 재생 플라스틱 사용, 정부의 세심한 재활용 체계 설계, 개인의 환경에 이로운 소비 등 해결책도 제시한다. 저자는 “모든 일은 생각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라면 플라스틱을 제대로 알고 써야 한다”고 말한다.
신혜정, 김현종 지음, 프란북스, 1만6200원, 348쪽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