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1일(금)

한국인이 인식하는 사회문제 1위, ‘투명하지 못한 정부 운영’…정부 불신 짙어졌다

CSES·트리플라잇 공동연구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1>
2020-2024 대한민국 사회문제 지도 5년

한국인이 가장 큰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이슈는 ‘투명하지 못한 정부 운영’으로 나타났다. 이는 SK그룹이 설립한 연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이하 CSES)’과 이슈·임팩트 측정 전문 기업 ‘트리플라잇’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식조사(95% 신뢰수준, 오차 ±3.1%p)를 바탕으로 분석된 연구 결과다. 2020년부터 시작된 이 연구는 CSES와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 정부와기업연구센터가 2017년 국내외 사회문제 지표 및 기준을 분석해 개발한 ‘新 사회문제 분류체계’를 기반으로 도출됐다.

특히 올해 연구에서는 지난 5년간의 ‘사회문제 인식’에 대한 시계열 분석과 함께 저출생·고령화·외국인 이주민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기회와 우려를 조명했다. 보고서에는 ▲국민의 삶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사회문제 Top 30 ▲10년 후 떠오를 미래 이슈 Top 10 ▲국민이 100조원의 예산으로 직접 해결하고 싶은 사회문제 ▲국민은 바라지만 기업이 주목하지 않는 지속가능경영 이슈 등 대한민국 사회문제 5년의 지도가 담겨있다.

◇ 5년간 국민을 꾸준히 힘겹게 한 사회문제는 ‘소득 양극화’

2020년 1위를 차지한 ‘소득 양극화’ 문제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2위에 오르며 지속적으로 높은 순위권을 유지했다. ‘집값 불안정 및 주거 부담 증가’ 문제는 2021년과 2022년에는 1위로 꼽혔다가 지난해 4위, 올해 5위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위권에 속했다.

지난해와 올해 1위를 차지한 ‘투명하지 못한 정부 운영’은 4년 연속 10위권에 속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3위권 밖이었으나 지난해부터 1위로 급등한 모습이다. 이에 트리플라잇 정유진 공동대표는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이라며 “국내 경기와 정치적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수요에 비해 부족한 복지’,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 증가’ 이슈도 4년간 지속적으로 상위 10위권에 속했다.

한편, 환경 관련 문제가 ‘폐기물 관리’에서 ‘기후 위기’ 중심으로 변화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플라스틱 사용 및 배출’과 ‘미세먼지 증가’ 이슈가 국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켰다면, 2022년과 올해 조사에서는 ‘폭염 및 한파 증가’ 이슈가 10위권에 포함됐다.

“사회문제 해결 위해 추가 세금 납부하겠다”는 국민, 5년새 9.1%로 반토막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의 의지는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에 대한 불신이 짙어졌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추가로 납부할 수 있는 세금(월평균 증세 비율)’은 2020년 21.98%에서 2024년 9.1%로 크게 감소했고, 추가로 낼 수 있는 기부금도 5년 전 13만1998원에서 올해 11만2220원으로 줄어든 모습이다.

CSES·트리플라잇의 ‘2024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갈무리. /CSES·트리플라잇

이재열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타인을 도우면 그도 나를 도울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세금과 기부금을 내겠다는 의사가 생긴다”며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의 정책 참여 효능감을 높이고, 국민의 삶과 무관한 정쟁이 아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응답은 ‘정부, 기업, 국회 및 정당,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간 협력의 어려움(49.4%)’이다. 이는 2020년 44.5%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올해 전년 대비 9.7%p 상승해 5년간 최고치를 갱신했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는 “사회적 가치를 높인다는 것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면서 “지난 5년간 지속된 이번 연구를 통해 정부, 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함께 협력하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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