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목)

불 붙은 경영학계 CSR·CSV 논쟁 기업으로 번지나

월드 TALK

최근 미국 경영학계에선 CSR(기업의 사회적책임)과 CSV

(공유가치창출)를 둘러싼 격돌이 한창이다. CSR의 대부로 불리는 앤드루 크레인(Andrew Crane) 요크대 경영학과 교수와 CSV 개념을 만든 마이클 포터(Michael E. Poter) 하버드대 교수 간 싸움이 시작됐기 때문.

앤드루 크레인과 더크 마틴(Dirk Matten) 요크대 경영학과 교수가 각국의 CSR 대표 학자들과 함께, CSV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비평문을 발표했고, 이에 대응해 마이클 포터와 마크 크래머는 반박문을 발표하는 등 최근 발간된 ‘캘리포니아 매니지먼트 리뷰(약칭 CMR)’ 겨울호에는 이들의 논쟁이 실려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크레인 교수는 “마이클 포터 등이 CSR을 단지 자선 활동의 일환일 뿐이란 인상을 주고, 수십년간의 CSR과 비즈니스 관련 사례들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CSV의 오해와 단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CSV는 ▲결코 새로운 개념이 아니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간의 긴장을 무시하고 있고 ▲실제 적용이 어려운 나이브(naive)한 개념이며 ▲사회적 역할에 대한 얕은 이해로부터 출발했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CSV에 대한 광범위한 오해와 단점들이 CSR(기업의 사회적책임)뿐만 아니라 경영학 교육 및 연구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CSV를 열심히 외치는 미국 정유업체 셰브론(Chevron)은 지난해 에콰도르에 끼친 공해 문제로 법정 싸움 중인데, 포터와 크래머는 기업들이 고심하는 법적·윤리적 의무와 경제적 가치 사이의 충돌을 외면하고, 알아서 해결하고 오라고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진심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는 여러 기업 CEO및 임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끼치는 일이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포터와 크래머는 “CSV는 기업들의 상당한 변화를 이끌어냈다”면서 “CSV는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한 전략적인 도구들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도록 해서 비즈니스를 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지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기업이 법을 준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CSR)은 공유가치창출(CSV)의 필수불가결한 전제 조건”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해외에서 불붙은 CSR과 CSV를 둘러싼 논쟁이 국내 기업에까지 불붙을지 주목되고 있다.

정유진 기자

정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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