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목)

해저 희귀광물 둘러싼 충돌… ‘심해채굴’ 찬반양론

상업용 ‘심해채굴’ 허용 여부로
UN 산하 ISA, 3주간 회의 돌입

국제연합(UN) 산하 국제해저기구(ISA) 회의에서 168국이 상업용 심해채굴 허용을 두고 3주간 회의에 돌입한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광물을 깊은 바다에서 찾자는 주장과 해양 생태계를 보호할 장치가 마련되기 전까지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딪치면서다.

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오는 10일부터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리는 ISA 이사국 회의에서 상업용 심해 채굴 관련 지침 마련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다.

망간·구리·코발트 등 심해 광물 채굴을 둘러싼 논쟁은 1960년부터 이어져왔다. 이 광물들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등으로 부상하면서 심해 채굴 논쟁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ISA는 지금까지 연구 목적을 제외한 심해 채굴을 금지해왔다.

지난달 1일(현지 시각)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체코 프라하에서 심해 채굴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일(현지 시각)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체코 프라하에서 심해채굴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상업용 심해 채굴 허용 논의는 2021년 태평양 도서국 나우루가 상업용 심해 채굴 운영 지침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UN 해양법 협약에 따르면 ISA는 심해 채굴 요청 2년 안에 허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 이사국 36국 중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상업용 심해 채굴이 가능해진다.

ISA 이사국 중 캐나다, 노르웨이 등은 친환경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상업용 채굴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2040년까지 매년 4800만t의 니켈이 필요하다. 이는 2020년 니켈 생산량의 19배 정도다.

반면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은 심해 생태계 보호 등을 위해 상업용 채굴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과학한림원연합회는 지난달 “심해 채굴로 얻을 수 있는 광물량은 한정적인 반면 생태계 파괴 규모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ISA는 10일부터 21일까지 이사국 회의를 진행하고 24~28일 총회를 열 예정이다. 상업용 심해 채굴 허용을 저지하려면 총회에서 회원국 168국 중 3분의 2가 국제 해역의 심해 채굴을 중단한다는 제안에 찬성해야 한다.

백승훈 인턴기자 pojac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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