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8일(일)

인도, 자국 내 NGO 해외자금줄 차단… “옥스팜 구호활동 위기”

/옥스팜인도 제공
/옥스팜인도 제공

인도 정부가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인도의 해외 자금원을 차단했다.

2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인도 내무부는 전날 옥스팜인도의 해외자금 등록 인증서 갱신을 거절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인도에서 비영리단체가 해외로부터 기금을 들여오려면 해외기부금규제법(FCRA)에 따라 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인증서가 만료된 옥스팜인도는 자국 내에서 기부금을 조달해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옥스팜인도 예산에서 해외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이날 옥스팜인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도 정부가 해외로부터 자금 유입을 제한하면서 인도 전국 16개 주(州)에서 진행 중인 인도주의 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자금 제한을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옥스팜인도는 인도 전역에 걸쳐 16개 주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진행해왔다. 옥스팜은 인도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만3000개 이상의 의료 장비, 11만7000개에 달하는 개인보호장비(PPE) 키트 등을 제공했다. 또 코로나19로 식량을 받지 못한 취약계층 약 570만명에게 식량을 배급했다. 이 밖에도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한 건설 노동자·자연재해 피해자·가정 폭력 생존자 등을 경제적으로 지원했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인도 대표는 “옥스팜은 오랜 시간 인도 전역에 걸쳐 취약계층·여성·아동 등을 위한 공익활동을 해왔다”며 “인도 정부가 옥스팜의 해외자금원을 차단함으로써 코로나19에 대응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인도 정부에 의해 해외자금줄이 차단된 비영리단체는 5000곳이 넘는다. 지난달 28일 가톨릭 성인 테레사 수녀가 설립한 자선단체 ‘사랑의선교회(Missionaries of Charity)’도 해외자금 등록 인증서를 갱신하지 못하면서 해외자금줄이 막혔다. 사랑의선교회는 1950년 설립 이후 70년간 인도의 빈곤층 지원에 앞장서 왔다. 내무부는 “회계감사 과정에서 ‘부정적인 자금 투입’을 포착했다”며 “해외기부금 규제법에 따른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했다.

인도에서는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을 압박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18년 인도 정부는 자국 내 비영리단체 2만여 곳의 해외자금줄을 차단했고, 지난 2020년에는 FCRA를 개정해 비영리단체가 다른 조직에 자금을 이체하는 것도 금지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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