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라이벌 기업 CSR 열전] ① 세계적 명차 브랜드, 사회 공헌도 세계적?

라이벌 기업 CSR 열전 <1> BMW vs. 벤츠
기부액 20배 늘린 BMW – 5년간 매출 350% 증가… 지난해 19억여원 기탁
해외 지사 유일 재단 설립… 사회공헌 담당자 4명으로 별도 블로그 운영해 소통
해외서만 ‘기부천사’ 벤츠 – 국내 기부 4억 5000만원… BMW 比 4분의 1 수준
본사 차원 기부 액수 BMW보다 243억원 많아
이사 1명이 공헌업무… CSR 보고서 발간 全無

수입차가 한국 땅에 들어온 지 26년째. 올 상반기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12%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수치다. 1~6월까지 총 7만4487대가 팔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남짓 늘었다. 한국 시장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는 수입차의 사회공헌 현황은 어떨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2013년 상반기 수입차 판매 1,2위에 오른 BMW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 코리아)의 기부금 내역 및 사회공헌 활동 실태를 비교해봤다. 판매량은 1, 2위를 다투지만, 두 회사의 사회공헌 모습은 무척 달랐다.

미상_그래픽_CSR_명차브랜드CSR비중_2013◇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3배 이상 차이 나

지난 5년간 BMW 코리아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2008년 489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7278억원으로 5년 새 약 350%가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 판매된 차량만 5092대에 달한다. BMW 코리아는 성장세만큼 기부 액수도 늘려왔다. 2008년 기부금이 1억2884만원이었던 BMW 코리아는 지난해 19억4659억원을 기부해 5년간 기부 액수를 20배 늘렸다. 201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도 0.112%로 삼성전자·현대자동차(0.12%)와 비슷한 수치다(금감원 전자공시 기준). 반면 벤츠 코리아는 기부에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 벤츠 코리아의 매출액은 5431억원. 지난 5년간 BMW 코리아의 매출액을 유일하게 앞섰던 해다. 그러나 그해 벤츠 코리아의 기부금은 4012만원으로 BMW 코리아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벤츠 한 대 값보다 낮은 액수다. 한편 5년 새 벤츠 코리아의 매출액은 약 240%가 증가해 지난해 1조2952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이후 기부금을 약 4억5000만원으로 늘렸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의 최대 경쟁사인 BMW 코리아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012년 기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도 0.035%로 BMW 코리아와 3.2배 차이 난다.

◇해외에선 나란히 ‘우수 CSR 기업’, 국내에선 사회공헌 씀씀이 달라

두 회사는 국내외 사회공헌 활동에 있어서도 다른 행보를 보였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국제적으로 우수 CSR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국제 컨설팅 업체인 ‘평판연구소(Reputation Institute)’가 발표한 ‘2012 글로벌 CSR 렙트랙(Global CSR RepTrak) 100’ 순위에 따르면 BMW는 4위, 메르세데스-벤츠는 6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벤츠의 기부금은 약 856억원, BMW는 약 613억원으로 그룹 본사 차원에서는 벤츠의 기부 액수가 더 많다. 반면 국내 사정은 달랐다. BMW 코리아는 2000년부터 각 대학에 인재 양성을 위한 연구용 차량을 기증, 기술 교육을 진행해 우수 학생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해왔다. 2011년에는 2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BMW 코리아 미래재단’을 설립했다. BMW 해외 지사 중에서 유일하게 설립한 사회공헌 재단으로, 국내 수입차 업체로서도 재단 설립은 최초였다. BMW 코리아 미래재단은 2012년 전국의 초등학교, 아동 복지시설의 아동 약 1만명을 찾아가 과학 창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주니어 캠퍼스’를 시작했다. 대학(원)생의 우수 아이디어 및 기술을 발굴하는 창업 경진대회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BMW 코리아는 아시아 최초로 인천 송도에 ‘드라이빙센터’를 착공했다. 총예산 700억원을 투입해 국제 경주 대회를 위한 트랙과 안전 교육, 가족 문화 체험이 가능한 문화 공간도 마련한다. 한편 벤츠 코리아는 2011년을 기점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본사는 2000년 약 587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재단을 설립, 전 세계 150만 아동을 후원하고 있지만, 벤츠 코리아의 사회공헌 활동은 눈에 띄는 게 많지 않다. 첫해 2억원을 후원, 문화예술 장학생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미상_그래픽_CSR_BMW벤츠코리아기부금현황_2013◇CSR 투명성·소통 점수, 사회공헌 전담 규모 대비돼

공공 부문 컨설팅업체 APCO월드와이드 조사에 따르면 긍정적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보고서를 읽은 소비자의 72%가 향후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했다. 포천(Fortune)지 선정 250대 기업의 95%도 CSR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CSR 보고서가 고객과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대해 소통하는 필수 창구로 여겨지고 있는 것. BMW 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인포그래픽, 동영상 등을 활용해 홈페이지에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해당 기업 임원들이 사회공헌에 대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CSR 관련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등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BMW 코리아와 벤츠 코리아의 홈페이지를 비교해봤다. BMW 코리아는 홈페이지에 사회공헌 콘텐츠를 소개하고, 재단 사이트에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공개했다. BMW 코리아 미래재단은 블로그를 따로 운영해 네티즌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었다. 반면, 벤츠 코리아 홈페이지에서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이나 사회공헌 활동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사회공헌 전담 인력에서도 차이가 난다. BMW 코리아는 재단 직원 4명이 사회공헌 업무를 전담하고 있지만, 벤츠 코리아는 기업 커뮤니케이션팀 내 이사 1명이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수립되는 CSR 전략에 따라 공식 홈페이지에 사회공헌 활동을 공유하는 등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지적을 적극 수용해, 향후 체계적인 CSR 프로그램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문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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