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경제 투자자 ‘크레이그 사피로’
지난 11일, 미국의 공유 경제 투자기업 ‘콜래보레이티브 펀드’의 크레이그 사피로(36·사진) 대표가 경험 공유 플랫폼인 위즈돔을 통해 10여명의 한국 공유 경제 관련 종사자들을 만났다. 2010년 설립된 ‘콜래보레이티브 펀드’는 킥스타터(Kickstarter), 태스크래빗(Taskrabbit), 스킬셰어(Skillshare) 등 협력적 소비와 공유 경제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회사들에 투자한 펀드로 유명하다.
창립 4년째인 킥스타터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지닌 창작가와 이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일반 대중을 연결하는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다.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되는 작품 중 10%가 킥스타터를 활용해 모금 활동을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1만8109개의 프로젝트를 성사시켰고 매출액은 3억달러(약 3200억원)에 달한다. 태스크래빗은 가구 제작 등 일상 속의 재능을 평균 30달러 내외의 비용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로 월 사용 건수가 평균 3000건 정도다.
‘콜래보레이티브 펀드’는 이 같은 공유 경제 기업들에 초기 자본금(시드머니)을 투자하는 등 최대 1000만달러(한화 12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사피로 대표는 “투자한 기업들이 큰 수익을 내고 있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공유 경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멋지다(Cool)는 식의 의식 전환이 생기는 등 성과가 보인다”고 말했다. 200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2개밖에 없던 공유 경제 관련 기업이 현재 50여개로 늘어났다.
사피로 대표는 이날 ‘콜래보레이티브 펀드’의 실질적인 투자 원칙도 나눴다. 그는 “투자를 한 회사 대표들에게 한 달에 한 번 보고서를 꼭 제출하도록 한다”며 “자신을 아침에 벌떡 일어나게 만드는 3가지, 밤에 잠 못 이루게 하는 3가지를 쓰도록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대표들이 현재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회사의 성장 단계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
“뜨거운 가슴과 기업의 재무적 성과 균형이 필요합니다. 투자하기 전에는 대표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고 왜 그 일을 하려고 하는지를 중요하게 보지만, 일단 투자하고 나면 재무적 성과를 강조하죠. 축구를 할 때도 가급적 이기고 싶지 않나요?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해도 일단 생존해야 합니다. 또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 때로는 반대의 사고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뛰어난 인재가 있어야 회사가 성장하는데, 이를 위해 골드만삭스보다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