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나눔은 액션, 실천하는 용기가 중요해요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 이상민씨
올해 후원자 100명 모아 활발한 후원 커뮤니티로 많은 후원자와 교류
막연한 생각만 하기보다 활동하는 곳에 발 들이면 봉사의 기쁨 느낄 수 있어

“영상 속 아이의 슬픈 모습을 보고 감성에 젖어 한 번 후원을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한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할 때까지 책임질 수 있는 후원자 100명을 만들고 싶었어요.”

미상_사진_후원자_이상민_2012이상민(33)씨는 올해 목표로 삼았던 ‘100명의 후원자 만들기’에 성공했다. 그의 성공 비결은 결속력을 가진 단단한 그룹을 만드는 것이었다. 일명 ‘컨티뉴(Continue) 그룹’이다. 80명의 후원자는 직접 아는 지인들이고, 나머지 20명은 지인이 소개한 사람들이다.

이씨는 각각의 이메일, 그룹 가입일, 누구의 소개로 만났는지, 언제 메일을 보냈는지 등의 항목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매번 체크한다. 그는 “컴패션 콘서트가 있거나, 후원모임이 있으면 문자를 보내거나 수시로 안부를 묻는다”며 “후원하는 어린이가 편지를 보내면 스캔해서 메일로 보내주기도 한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은 이씨에게 “후원자가 한 명 더 생길 때마다 인센티브를 받느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그는 ‘마음이 움직이는 타이밍이 있다’는 것을 믿고 어떤 반응이 와도 포기하지 않는다. 처음엔 핀잔을 주던 친구들이 지금은 오히려 열혈 후원자가 돼서 다른 후원자를 만들기도 한다.

“제 여동생이 대표적이에요. NGO 자체를 싫어하고, 제가 하는 일도 싫어했죠. 어느 날, 컴패션 콘서트가 있기에 초청했더니, ‘연예인 볼 수 있느냐’며 오더라고요. 이때를 계기로 컴패션 후원자가 되었고, 지금은 재능 기부도 하면서 얼마나 바뀌었는지 몰라요(웃음).”

이씨가 열정적으로 나눔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벤트·공연 전문 업체 러브클래식의 대표이기도 한 이씨는 지난 2009년, 한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하러 온 ‘컴패션 밴드’를 만나게 되었다.(‘컴패션 밴드’는 컴패션의 후원자 중 공연과 관련된 재능을 가진 이들이 모여 다양한 공연과 봉사 활동을 펼치는 자원봉사 모임이다. 차인표씨, 황보씨, 심태윤씨 등 100여명의 연예인과 일반인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컴패션이 ‘아이의 양육’을 전문으로 한다는 슬로건에 이끌려 인터넷으로 결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어 ‘컴패션 밴드’ 공채 1기로 들어가 결연팀에서 활동하며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이씨가 양육하고 있는 아이는 켄스 라제브(11)와 라크쉬따(6)다. 2010년과 2011년에는 필리핀으로 ‘비전 트립’을 떠나 라제브를 만났다. ‘비전 트립’은 컴패션에서 양육받고 있는 아이들을 직접 만나는 여행이다. 아이의 환경도 살펴보고, 라제브의 엄마와 보모도 만나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는 “한 번 만나고 나니, 정말 형, 동생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며 “이후로는 편지 내용도 더 진솔해지고 길어졌다”며 웃었다.

그에게 ‘나눔’이란 ‘액션’이다. 마음에 감동이 오는 대로 아동 결연을 했고, 재능을 나눴다. 아이를 직접 만나러 여행도 떠났다. 그가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잊지 않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후원자들의 커뮤니티’ 덕분이었다. 이씨는 “‘컴패션 밴드’ 활동을 하면서 여러 행사에 참석하게 되는데 후원자들을 보면서 도전도 받고 삶의 기준을 다시 세운다”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큰 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아내를 만난 것도 ‘컴패션 밴드’에서 만난 지인을 통해서였다. 아내도 컴패션의 후원자다.

이씨는 새로운 목표도 세웠다. ‘컨티뉴 그룹’ 100명을 초청하는 파티를 열어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할 생각이다. 그는 “자신은 다 아는 사람들이지만, 그룹 내에는 서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이들이 친분을 쌓게 되면 보다 더 단단한 결속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에게 신년을 맞아 후원이나 봉사활동 계획을 세우려는 분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모두들 머릿속에서는 ‘나눠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사는데 바쁘다 보니, 잊어버리기 쉬운 거죠. 무엇보다 활동하는 곳에 발을 들여다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액션을 취하고 나면, 나눔의 기쁨이 몸으로 느껴진답니다. 시간을 내고, 용기를 내서 한 발자국 더 내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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