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목)

‘지역개발사업’으로 인프라도 삶도 한층 UP

WFP 네팔 사무소 니콜라 오벨린 부소장
‘FFNV 사업’ 시행 3년 ‘혼자서도 잘해요’ 아닌 마을 사람들 전체 삶의 질 높이는데 도움
한국 ‘새마을운동’ 보며 발전 철학에 강한 인상… 빈곤 이겨낸 한국에 네팔도 많은 희망 얻어

1961년 설립된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이하 WFP)은 지난해 전 세계 식량 구호 활동의 54%를 진행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WFP의 지원을 받은 영양실조 어린이만 1100만명이다. WFP는 2011년부터 3년 동안 한국 정부(코이카)·굿네이버스와 함께 네팔 도티지역에서 ‘푸드 포 뉴 빌리지(Food for New Village·이하 FFNV) 사업’을 펼치고 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년, WFP 네팔 사무소 니콜라 오벨린(Nicolas Oberlin) 부소장을 만나 이번 사업의 의미를 들어봤다.

지난 23일, 카트만두에 위치한 WFP 네팔 사무소에서 만난 니콜라 오벨린 부소장은 “FFNV 프로그램을 통해 도티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카트만두에 위치한 WFP 네팔 사무소에서 만난 니콜라 오벨린 부소장은 “FFNV 프로그램을 통해 도티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FFNV 사업’이 3년 동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는데,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지금까지 우리는 네팔 중서부 100만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직업(공공근로사업)을 주고, 그 노동의 대가로 음식이나 돈을 제공해왔다. 일명 ‘푸드 포 워크(Food for Work)’나 ‘캐시 포 워크(Cash for Work)’ ‘캐시 포 애셋(Cash for Asset)’ 등이었다. 하지만 FFNV 사업은 좀 특별하다. 단순히 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을을 발전시키고 아이들 교육에 힘을 쏟는다. ‘혼자서도 잘해요’ 방법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 전체 삶의 질과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농업 생산성 증가, 교육 발전, 인프라 구축, 위생 교육 등 확실한 목표가 있다. 음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변화다. 이 사업은 멀리 내다보고 도와주는 방식이다.”

-왜 사업 파트너로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널(GNI)’을 택했나. 서로 간의 파트너십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나.

“기본적으로 NGO는 WFP의 매우 큰 파트너다. WFP 사업금액의 절반은 식량 제공에 쓰여진다. 나머지 절반은 그 식량을 이동하는 데 쓰인다. 도티 지역에 식량을 제공한다고 하자.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도로도 제대로 없다. 식량을 인도나 다른 지역에서 사온 후 헬리콥터로 운반해야 한다. 어떤 지역에는 트럭에 식량을 싣고 간 후, 트랙터를 사용해서 더 작은 지역에 나눠준다. 당나귀로 지원물자를 옮기기도 한다. 이걸 다 끝내고 나서 보면, 우리가 한 일이란 식량 나눠준 것 말고는 없다. 그래서 NGO가 필요하고 함께 일해야 한다. 굿네이버스는 20년 동안 쌓은 자체적인 지역개발역량과 인적자원까지 지원해준다. 전문적인 인력들이 오지(奧地)에 와서 열정적으로 일을 한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된다.”

미상_사진_FFNV_주민들_2012-‘FFNV 사업’이 성공하면, 네팔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 사업 모델을 적용할 의사가 있나.

“마을 프로그램이 참 좋다. 작년 한국 정부의 초대로, 서울을 방문했다. 코이카로부터 ‘새마을운동’의 역사와 발전 철학, 변화상을 배웠는데 강한 인상을 받았다. 사람들, 지역 상황 등 근본적인 것을 분석해서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접근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빈곤을 이겨낸 경험이 있는 한국이 네팔을 도와주고 있다는 점이 네팔 사람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된다. 앞으로 다른 지역에도 이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은 매년 100만달러(1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이 늘어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네팔의 빈곤과 영양실조 해결 등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

“WFP 전체 예산은 약 50억달러(5조4000억원가량)인데, 이 중 90%는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식량을 제공하는 긴급구호 활동에 쓰이고, 10%가 지역개발 사업에 쓰여진다. 수단·에티오피아·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에는 긴급구호 상황은 없었지만, 이들의 평균적인 영양상태는 심각하다. 네팔의 경우도 60% 스턴팅(Stunting·만성적 영양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영양 문제는 오랫동안 지속되고, 개선 또한 더디다. 산속에 사는 사람들은 매년 3개월치 먹을 식량밖에 없고, 이 사람들은 인도로 넘어가거나 굶어야 한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도 40%밖에 안 된다.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도 예전에 이랬고, 이겨내려고 엄청난 노력을 한 것을 안다. 지금 네팔도 그래야 한다. 이겨내는 과정에 있다. 이겨낸 경험이 있는 한국이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카트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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