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정부·기업·NGO 3자가 함께 만드는 협력모델로

캄보디아 태양광 보급사업
이수정 GS칼텍스 CSR추진팀장

이수정 팀장은 "이번 사업이 지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수정 팀장은 “이번 사업이 지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 대 정부의 형태를 넘어, 민간 부분의 협력이나, 기업 사회공헌을 통한 국제협력 등 개발협력 분야에 채널을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지구촌 공생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역할이 반드시 요구된다.”(정유아 한국국제협력단 ODA 연구실 팀장)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의 개발협력 시스템은 국가 주도적인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시민사회나 기업들과의 협력사업 구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갈수록 대형화되는 해외 프로젝트의 자원 조달을 원활케 하기 위해서다. 민관협력사업(PPP·Pu blic-Private Partnership)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적정기술을 활용한 캄보디아 저소득층 에너지 개발지원사업은 코이카 민관협력실과 GS칼텍스, 굿네이버스 등 3자가 함께 만드는 민관협력 모델이다. GS칼텍스의 사회공헌 기금에 코이카가 같은 금액을 일대일로 보조하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형식이다. 여기에 현장에 상주하는 국제구호개발NGO(굿네이버스)의 전문성이 더해진다. 이수정 GS칼텍스 CSR추진팀장은 “코이카·굿네이버스와의 협력은 우리가 바라는 사업을 더 큰 규모로, 보다 전문적으로 할 좋은 기회”라고 했다.

성격이 다른 3자가 힘을 합치기 때문에 ‘각자 어떤 역할과 태도를 가지고 협력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수정 팀장은 “굿네이버스가 태양광 램프와 홈 시스템 개발을 재능 기부자들과 함께 진행 중인데, 회사 내 태양광 전문가가 있어 재능 기부로 참여해 그들을 돕게 했다”고 말했다. GS칼텍스 기술연구소 에너지소재연구실의 이태석 연구원은 굿네이버스 재능 기부자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제품 제조에 필요한 네트워크와 정보들을 공유하기도 한다.

윤보애 굿네이버스 해외사업팀 대리는 “기업의 자원으로 우리가 현장에서 살림을 꾸리고, 코이카는 전체적인 공정을 조율하면서 사업을 돌본다”면서 “특정 주체가 이득을 취하려 하기보다는, 각자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협력구조가 ‘윈윈’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협력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수정 팀장은 “단순하고 신속한 업무 진행에 익숙한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코이카와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이나 시스템이 다르고 복잡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지만 1년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참여 조직은 3곳이지만 ‘캄보디아 사람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는 하나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기업이나 국가가 일방적으로 물품을 후원하는 것이 아니다. 첫 번째 단계에선 태양광 램프와 발전시스템 배분을 통해 에너지 보급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지만, 이후 현지인들의 개입이 활발해지도록 설계됐다. 윤보애 대리는 “태양광 램프의 설치 및 수리 교육을 통해 현지 인력 고용을 창출하고, 이들에게 태양광 램프의 생산·판매를 맡길 것”이라면서 “노란 옷을 입고 집집마다 방문하는 ‘요구르트 아줌마’처럼 지역 어머니들로 구성된 판매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이윤들은 지역사회에 환원되어 그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쓰인다. 이 팀장은 “경영진들도 사업을 계속 주시하면서 이런저런 의견을 내놓는 등 내부적으로 이런 지속가능한 개발협력 형태가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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