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칫솔·치약 기부하고… 치위생 교육도 전개해

동남아 소수민족 어린이 위한 치위생 프로젝트 ‘치카치카’
국제협력단서 활동했던 한정화·오동준씨 라오스 오지 마을 찾아
“칫솔·치약 처음 쓴 아이들 잇몸에서 피 흐르더군요”

생전 처음 접한 칫솔과 치약. 라오스 주민들에게 이제 충치와 잇몸병은 무섭지 않다. /오동준 작가 제공
생전 처음 접한 칫솔과 치약. 라오스 주민들에게 이제 충치와 잇몸병은 무섭지 않다. /오동준 작가 제공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던 작은 마음이 라오스 산골 마을에 희망을 전달했다. ‘치카치카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두 청년의 이야기다.

국제협력단(KOICA) 협력요원으로 활동했던 지난 2년 6개월이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됐다. 한정화(27)씨는 몽골에서, 오동준(32)씨는 라오스에서 나누는 기쁨을 배우고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소외된 이웃을 향한 마음은 이들을 다시 뭉치게 했다. 라오스 산골 마을 아이들을 위한 치위생 교육 프로젝트를 계획한 것이다.

“치위생 교육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이었어요. 칫솔을 받아들고 이를 닦자마자 잇몸에서 피가 흐르더군요. 그래도 활짝 웃는 아이들을 보고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동준씨는 코이카 단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자비로 칫솔 800개와 치약 200개를 라오스 남부 카시 및 푸쿤 지역의 소수민족 마을에 기증을 했다. 청년 한 명이 일군 첫 번째 치카치카 프로젝트였다.

더 많은 아이를 돕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1월 말, 라오스 소수민족 9개 마을에 칫솔 치약을 기부할 계획을 세운 이들은 제일 먼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컴퓨터 디자인학을 전공한 정화씨가 든든한 후원군이 돼줬다.

“일반 시민들이 보다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도록 소셜 사이트 ‘업스타트’의 도움을 얻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죠.”

이틀 동안 약 50명의 시민들이 기부에 동참해 250만원을 후원했다. 지난 1월, 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 청년작가로 뽑힌 동준씨는 라오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엽서로 제작해, 수익금을 기부했다.

이들은 보다 체계적인 치위생 교육을 위해 한국건강증진재단과 애경 사회공헌팀에도 연락을 취했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은 아동 교육에 사용되는 치아 모형과 교안들을 제공해줬고, 애경은 300만원어치의 칫솔과 치약을 지원했다.

사전 답사길에선 든든한 동료도 얻었다. 동남아 여행 카페 ‘태사랑’을 통해 자원봉사자 2명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1월 21일부터 사흘간 이들은 2400개의 칫솔과 1800개의 치약을 트럭에 싣고, 마을로 들어섰다.

“가난한 마을일수록 칫솔, 치약의 용도를 모르는 주민들이 많았습니다. 치위생 교안과 이빨 모형을 이용해 마을의 온 가족들에게 치위생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들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도움이 필요한 지역이 있다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있다. “세 번째 프로젝트 공지가 뜨면 주저 말고 참여해주세요. 작은 날갯짓이 낳은 큰 기적을 더 많은 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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