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청년, 사회공헌을 만나다] “공부가 쉬워졌어요”…소외 지역 청소년 찾아가는 ‘드림온 하이스쿨’

교육 격차 해결하는 사회공헌

현대해상 ‘드림온 하이스쿨’ 

 

지난 4월 강원도 지역의 저소득층 중고등학생 100명을 위한 특별 교사가 배치됐다. 다년간 교육봉사를 가진 대학생 멘토들에게 직접 공부 노하우를 듣고 진로 상담을 받는다. 온라인 교육 사이트에서 무료로 강의도 듣는다. 100일간 공부일기를 쓰면서 자신만의 학습법을 개발하고 멘토들에게 실시간 피드백도 받는다. 현대해상과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사회적기업 ‘공부의신(이하 공신)’이 함께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드림온 하이스쿨(Dream on Hi-school)’ 이야기다. 

아이들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스스로 돈을 벌지 않으면 학교에 나가지 못하거나, 부모님 대신 집안일을 하느라 학교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아이들도 있었죠. (배효진 공신 매니저)

5만원. 소득 100만원 미만 가정에서 한 달간 지출하는 사교육 비용이다.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가 지출하는 사교육비(44만3000원)와 무려 8.8배 차이난다(교육부, 2017년 3월 기준). 소득에 따라 교육 받을 기회, 교육의 질이 달라지고 있는 것. 배효진 매니저는 “국내엔 생각보다 열악한 교육 소외지역이 많다”면서 “빈부 격차, 지역 편차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이 공평하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시작한 프로그램”이라며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수도권, 광역시를 배제하니 교육 소외지역인 강원도가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약 500명의 멘토와 수도권에서 멘토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공신은 현대해상과의 파트너십으로 강원도 홍천으로 활동 지역을 넓히게 됐다. 

◇’문제풀이’보다 ‘공감’을 먼저…차별화된 멘토링 전략 

‘드림온 하이스쿨’은 4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강원도 홍천 지역 학생들을 위해 컴퓨터를 활용한 온라인 멘토링을 기획했는데,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쳤다. 컴퓨터가 없는 가정이 많았던 것. 지역 내 센터를 가야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학생들도 많았고, 친구 집에서 강의를 듣는 이들도 있었다. 휴대폰 역시 간단한 연락만 가능한 상황. 이에 현대해상과 공신은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기존 교과 과정을 그대로 교육하거나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방식을 벗어나, ‘공부 방법’을 가르치고 ‘동기 부여’ 시키는 멘토링으로 특화한 것. 배 매니저는 “학생들의 가정 형편과 공부 환경을 이해해줄 수 있는 지방 출신 대학생 멘토들을 발굴했다”면서 “공감을 통해 아이들의 고민을 끌어내고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를 높여갔다”고 말했다. 

공감을 통한 멘토링은 시너지를 냈다. 멘토들은 매주 공신닷컴에 올라오는 강의를 분석, 학생 개개인 맞춤형으로 꼭 들어야할 강의 리스트와 미션을 정해줬다. 멘티들은 매일 학습한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 ‘학습 일기’를 작성한다. 온라인 멘토링으로 부족할 경우네 직접 통화를 하기도 한다. 몇몇 멘토들은 강원도 홍천을 직접 방문해 자신의 공부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다. ‘공신 멘토’로 시작해 ‘드림온 하이스쿨’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이채린(이화여대 과학교육과·21)씨는 “학생들의 학습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드림온 하이스쿨을 담당하고 있는 배효진 공신 매니저(왼쪽)와 이채린 멘토의 모습. ⓒ더나은미래

◇멘토와 멘티 모두 성장하는 ‘드림온 하이스쿨’ 

“자신의 꿈이 ‘공무원’이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꿈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었던 거예요. 꿈과 목표에 대해 다시 정의해주고, 함께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더니 ‘우주’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우주와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더라고요. 목표를 찾은 거죠. (이채린 멘토)” 

멘토링이 거듭될 수록 꿈과 목표를 찾은 아이들은 빠르게 성장해갔다. 이씨는 “만남을 거듭할수록 멘티들의 학습일기가 점점 길어지고, 멘토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열의가 보이를 보이더라”면서 “공부가 재밌어서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드림온 하이스쿨’은 멘티뿐 아니라 멘토까지 변화시켰다. 학창시절 공신의 도움을 받아 물리교육과에 입학한 이씨는 이젠 드림온 하이스쿨을 통해 자신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고 한다. 

“물고기를 주기보단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왜 해야하는가’에 대해 답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드림온 하이스쿨 2기부턴 2~3차례 직접 찾아가는 멘토링도 계획 중이다. 산간 지역이나 교육 소외지역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도 가지고 있다. 멘토 수를 늘려 멘티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심도 더 높일 생각이다. 배 매니저는 “8월 7일부터 2기 과정이 시작됐는데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힘든 환경에 있더라도 ‘잘할 수 있다’고 옆에서 힘을 주는 어른이 한 명만 있어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드림온 하이스쿨은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것이 드림온하이스쿨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박지영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8기)

※이 기사는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함께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교육 과정을 통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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