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화)

[해외 CSR 트렌드] 글로벌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쉬운 까닭…맞춤형 소프트웨어로 실시간 업데이트

위서스테인 최고기술책임자 ‘다니엘 수프케’ 인터뷰

ⓒwesustain
ⓒwesustain

아직도 엑셀로 지속가능경영 데이터를 관리하는가? 유럽, 미국에선 CSR 정보를 소프트웨어로 관리하고 이를 통해 보고서도 손쉽게 발간한다.

다니엘 수프케(Daniel Spuke) 위서스테인(Wesustain)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트렌드다. 위서스테인은 각 기업의 CSR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별 기업이 이를 공유 및 관리할 수 있도록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독일 회사다. 독일 자동차 회사 다임러(DAIMLER), 알리안츠생명,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 등 글로벌 기업 500여곳이 고객사다. 이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동시에 접속해 CSR 데이터를 실시간 관리할 수 있고, 모든 데이터가 자동 저장돼 획기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스마트폰으로도 이용 가능하며, 경쟁 기업과 비교하는 그래프 제작도 가능하다

-CSR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0년 설립 당시 대다수 기업이 엑셀로 CSR 데이터를 관리했는데, 오류도 많았다. 실제로 스위스 에너지 회사에서는 직원 여럿이 한꺼번에 이산화탄소 수치를 입력하다보니, 엑셀 파일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며 찾아왔다. 우리가 데이터를 받아서 소프트웨어에 입력해보니, 고객사가 도출한 이산화탄소양과 20%이상 차이가 나더라. 투명하고 오류 없이 관리되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했다. 또한 GRI·ISO26000 CSR 관련 지표가 워낙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데이터만 입력하면 원하는 키워드의 정보가 자동 분석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맞춤형 소프트웨어의 장점은 무엇인가.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을 위해 데이터를 따로 정리할 필요가 없다. 소프트웨어에서 입력된 데이터에 따라 자동으로 표·그래프를 실시간 반영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출력만 하면 된다. 모든 시스템은 스마트폰, 아이패드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전세계 언어로 접속 가능하고, CSR 정보를 모바일로 직접 보고 수정할 수도 있다. 또한 전세계 곳곳에 흩어져있는 모든 사무소의 CSR 세부 정보들을 버튼 한 번 클릭하면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어떤 국가의 어떤 사무소에서 이산화탄소를 얼만큼 배출하는지, 담당자는 누구인지 등 모든 정보가 공유된다. 과거 50개 지역에 지부를 둔 한 기업의 경우, 지부별로 CSR 정보를 수집해 엑셀파일과 그래프 작성을 최소 50번 반복해야했다. 그러나 이젠 한 번의 클릭으로 50개 지역에 대한 50개의 리포트를 완성한다.” 

 

맞춤형 소프트웨어에 데이터를 입력하면 실시간 그래프와 표로 관련 정보를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wesustain
맞춤형 소프트웨어에 데이터를 입력하면 실시간 그래프와 표로 관련 정보를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wesustain

-자동으로 데이터가 계산된다면 오히려 수정하기 불편하진 않을까.  

“오류를 예방하는 장치도 있다. 숫자를 입력하면 소프트웨어에 자동 저장되는데, 한 번에 너무 많은 변화가 생기거나 수치상 오류일 확률이 클 경우 경고 사인이 나타난다. 경영진, 담당자 등 직급별로 지표를 관리하는 레벨을 설정할 수 있고, 정보 수정 사항이 발생되면 자동으로 담당자에게 이메일이 보내진다. 이메일에서 버튼을 누르면 소프트웨어의 해당 페이지로 바로 연동돼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다. ” 

-지속가능보고서를 만들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해당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가 무엇인지 뽑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중대성 평가’라 한다. 첫 고객사가 다임러(DAIMLER)였다. 경영진,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모두가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비슷한 기대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중대성 평가를 2년마다 조사하고, 그동안의 성과와 목표치를 소프트웨어에 올리고 이를 토대로 지속가능경영리포트가 완성된다. 모든 목표에 대한 지시사항들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중심부에서 관리되고, 실시간 업데이트된다. 설정한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 1년에 4번 정도 고객사와 함께 성과를 체크한다. 기업의 액션 포인트를 설정하고, 3~5년간 개선해야할 사항들을 지속적으로 알려준다.” 

Wesustain이 다임러 경영진 및 이해관계자 설문과 워크숍을 통해 도출한 중대성평가를 소프트웨어에 구현했다. ⓒwesustain
Wesustain이 다임러 경영진 및 이해관계자 설문과 워크숍을 통해 도출한 중대성평가를 소프트웨어에 구현했다. ⓒwesustain

-CSR 정보를 공개하는 기업이 많아야 소프트웨어도 수요가 있을 텐데, 독일은 어떤가.

방글라데시 라나플라자 의류공장이 붕괴돼 1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독일 정부가 기업을 향해 칼을 꺼내들었다. 섬유회사들을 전부 모아서 공급망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NGO·섬유회사·도매상·기업이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도 했다. 사실 이전부터 독일 대기업은 자발적으로 지속가능보고서를 내고 있었다. 심지어 중소기업까지 CSR 보고서를 발간한다. 게다가 올해 시행된 EU CSR 공시 의무 규정으로 6000여개 기업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해야 한다. 덴마크·프랑스 등 전 세계 투자자들이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데이터를 요구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을 거스를 기업은 없다.”

지속가능경영 보고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CSR 데이터를 보고하려면 관련 정보를 관리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 지속가능경영보고를 통해 우수한 인재들을 고용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업무효율성도 높아진다. 글로벌 기업들은 본사 경영진들이 직접 정기적으로 모여 지속가능경영 문제를 토론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보고 체계와 내용이 전문화·고도화되고 있다.” 

-향후 CSR 보고서 트렌드가 어떻게 바뀔까.

“노르웨이 연기금은 석탄 등 지속가능하지 않은 기업 73곳의 투자를 철회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를 투명하게 하지 않는 기업을 신뢰하지 않는다. 데이터가 없는 만큼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완벽하고 좋은 내용만 보고서에 담는 시대는 지났다. 최근 고객사들도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보고서를 선호한다. 과거 NPO와 싸우던 기업들이 최근 10년 새 이들과 함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이를 보고서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좋은 내용만 담긴 보고서를 믿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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