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일)

국내 기업의 다문화 프로그램

이중언어 문화지원·다문화 어린이도서관…사회 시스템 업그레이드 계기 삼아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가정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2008년부터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문화지원프로젝트인 ‘Kids of Asia(아시아의 아이들)’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이중언어 구사를 위한 체계적인 언어 교육, 정체성 확립을 위한 다문화 교육 지원, 다문화 습득을 위한 문화 체험, 1:1 멘토링 지원 등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문화 가정‘엄마’들이 KT 사회봉사단인‘IT 서포터즈’로부터 문서 작성법과 인터넷 사용법 등 에 대해 배우고 있다. /KT 제공
다문화 가정‘엄마’들이 KT 사회봉사단인‘IT 서포터즈’로부터 문서 작성법과 인터넷 사용법 등
에 대해 배우고 있다. /KT 제공

또한 하나금융그룹은 베트남어와 한국어가 병기된 어린이 도서를 제작해 다문화 가정이나 도서관 등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간된 양국어 병기 도서는 세계 전래 동화나 각 나라의 위인, 창작 동화 등 세 종이다. 올 하반기에는 두 나라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다룬 책과 중국, 일본, 필리핀어 등 외국어와 한국어가 병기된 어린이 도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까지 약 4만5000권이 제작돼 1만5000여 다문화가정에 배포됐다.

LG그룹은 올해 3월 처음으로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 학교’를 열었다. 사랑의 다문화 학교는 과학·언어 분야에 재능 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 70명을 선발해 2년 동안 한국외국어대학 및 카이스트 교수진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과학인재 양성 과정의 경우 필리핀, 몽골, 네덜란드, 일본 등 10여 개의 다양한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참여해,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대전 카이스트에서 진행한다.

STX가 동대문구 이문동에 만든 다문화 도서관 1호에서 다문화 가족들이 다양한 국가의 책을 읽고 있다. /STX 제공
STX가 동대문구 이문동에 만든 다문화 도서관 1호에서 다문화 가족들이 다양한 국가의 책을
읽고 있다. /STX 제공

이중언어인재 양성 과정은 중국 및 베트남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중심으로 매월 둘, 넷째주 토요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와 대전, 부산, 광주 한국외대 부속기관에서 실시한다. 각 수업에는 각 학교 교수진과 대학생·대학원생 멘토들이 참여한다. 과학 교육은 화학, 물리 등 생활과 관련 있는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실험실습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중언어 교육은 이중언어구사력 향상을 목표로 중국어 및 베트남어와 연계한 교과교육, 주제체험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STX는 2008년 9월 국내 최초로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다문화 어린이도서관 ‘모두’를 개장한 후 꾸준히 다문화도서관을 설립하고 있다. 2009년에는 창원에 2호점을 냈고, 올 4월에는 부산에 3호점을 개관했다. 올해 6월과 9월에는 구미와 안산에 4호점과 5호점을 내기로 했다. 이미 개장한 3개 도서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네팔, 몽골, 러시아, 이란, 방글라데시, 태국 등 12개국의 아동 도서는 총 2만6000여 권에 이른다.

LG와 함께 하는'사랑의 다문화 학교'첫 수업에서 베트남 전통 의상과 문화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다. /LG 제공
LG와 함께 하는’사랑의 다문화 학교’첫 수업에서 베트남 전통 의상과 문화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다. /LG 제공

KT 사회봉사단체 IT서포터즈는 2007년 창설 이후 현재까지 다문화 가정의 IT교육을 지원해 왔다. IT서포터즈는 전국다문화가족사업단 산하 171개에 이르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PPT 작성 요령, 포토샵 활용, 한글 문서 작성법 등을 교육했다. 현재까지 다문화 가정 IT서포터즈에게 교육받은 결혼이민자는 7만4700명, 외국인근로자는 2798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다문화와 관련된 기업 사회공헌 활동은 붐이라고 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은 반가운 일이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아쉬움도 크다.

기업 사회공헌 컨설팅업체인 플랜엠의 김기룡 대표는 “일부 기업들은 아직도 다문화 가정을 문제가 있는 대상으로 접근해 단편적이고 일회적인 보여주기성 행사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며 “다문화를 개개인이 가진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우리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