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금)

[Cover story] 나눔을 몰랐던 배우, 비영리단체 대표가 되다

2009년 ‘라파엘의 집’ 봉사하며 나눔에 눈떠… 

2년 전부터 국내 길 소개하는 ‘길이야기 캠페인’ 진행…
작가·화가·IT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 재능기부 회원 100여 명
연예인의 영향력으로 이웃 생각하는 문화 만들고파

“‘길스토리’를 단체로 만들겠다고 했을 때, ‘사고 안 칠 자신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사람들 눈에 보이는 건 대표를 맡은 ‘배우 김남길’이니까, 제가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모든 게 다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요. 그때는 당연히 자신 있다고 했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힘은 조금 듭니다. 요즘도 자다 벌떡벌떡 일어나서 ‘내가 미쳤었지!’라고 한다니까요(웃음).”
지난달 28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김남길(35) ‘길스토리’ 대표는 과묵하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와 다르게 진솔한 이야기들을 늘어놨다. 길스토리는 그가 2013년 설립한 문화예술 NGO다. 현재 길스토리에는 작가·화가·작곡가·사진작가·IT전문가·변호사·회계사·번역가 등 100명이 넘는 다양한 전문가가 프로보노(Probono·재능기부) 회원으로 소속돼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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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주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자원봉사로 공익활동 첫발… 단체까지 설립

인기 배우가 100명이 넘는 회원을 직접 모아 비영리단체를 차릴 정도면, 처음부터 나눔에 뜻이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러나 김 대표는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어서 봉사나 기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2003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후,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까지 1만~2만원도 벌기 어려울 만큼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그가 나눔에 눈을 뜨고, 공익활동을 결심한 건 ‘라파엘의 집’과 ‘인도네시아’ 덕분이다.

김 대표가 중증 장애어린이를 돌보는 ‘라파엘의 집’을 후원하게 된 건 2009년 무렵. 소속사 지인의 소개로 나갔던 봉사활동에서 그는 난생처음 나눔의 기쁨을 경험했다. 바쁜 스케줄 가운데서도 아이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만큼은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졌다. 라파엘의 집에 드나드는 그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점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직접 봉사를 가지 못하는 날이면, 팬들끼리 모임을 꾸려 라파엘의 집을 찾았다. 제작발표회나 시사회 등 축하할 자리가 생기면 팬이 먼저 쌀화환(기부를 위해 쌀가마로 만든 화환)을 만들어 라파엘의 집으로 보냈다. 김 대표의 생일선물은 자연스레 물티슈 등 생필품 기부로 대체됐다. 라파엘의 집 열성 후원자로 변해가는 팬들의 모습은 배우 김남길에게 감사와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MBC 드라마 ‘선덕여왕’ 종영 직후, 2010년 1월 김남길은 인도네시아 재난구호 현장을 찾았다. 당시 강진과 쓰나미로 폐허가 된 수마트라 섬의 모습은 그의 나눔에 ‘가난’과 ‘환경’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바로 다음 날, 아이티에서 또다시 강진이 발생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김 대표는 자진해서 인도네시아와 아이티 지진 피해 현장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세계와 나 W-재난과 인간’편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긴급구호의 필요성을 알렸다.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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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주 조선영상미디어기자

“사실 인도네시아 봉사를 갔을 때 방송사 PD님과 실랑이가 있었어요. 구호활동을 하러 간 건데, 꼭 그림을 만들기 위한 이벤트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저한테 ‘네가 오늘 네 손으로 지은 건 집 한 채지만, 네가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알리면 집이 10채, 100채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인도네시아와 아이티의 지진 피해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이후, 많은 사람이 재해로 고통받는 지역에 관심을 보내주셨다고 들었어요. 영향력이라는 게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은 정말 작은 것에서 시작하잖아요? 제가 하는 일이 알려지면서 제 팬들까지 라파엘의 집과 좋은 인연을 맺게 된 것처럼요. 그때부터 저의 영향력을 좋은 곳에 쓰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어요. 기왕이면 제가 잘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해보고 싶었죠.”

하지만 막상 활동을 시작하려니 ‘이미지 메이킹’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섰다. 고민 끝에 시간과 경험을 쌓기 전까지 ‘배우 김남길’ 대신 다른 이름을 써서 콘텐츠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2012년 개인 소셜브랜드 ‘길스토리’를 론칭한 이유다. 소셜브랜드를 준비하면서 인도네시아를 함께 다녀온 조남룡 사진작가와 PR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금윤경 길스토리 부대표가 동료로 합류했다. 두 사람을 시작으로 김 대표의 뜻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배우 김남길에 대한 호기심으로, 어떤 사람은 좋은 일을 함께할 동료가 필요해서 그를 찾았다.

“배우로서 자리를 잡고 난 뒤, 막상 좋은 일을 하려고 해도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었거든요. 돌아보니 주변에 저 같은 분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가치 있는 일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데, 방법도 모르고 기회도 없는 거죠. 길스토리를 알게 된 회원 한 명이 주변에서 두 명을 데려오고, 두 명이 네 명을 소개하고. 그런 식으로 50명 정도가 깜짝할 새 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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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주 조선영상미디어기자

길스토리가 정식 비영리단체로 한 발짝 더 나가게 된 것은 2013년 11월, 필리핀에서 날아온 한 통의 이메일 때문이다. 당시 필리핀을 강타한 하이옌 태풍은 무려 1만2000명의 사상자를 낼 만큼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필리핀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팬의 메시지와 함께 도착한 몇 장의 현지 사진은 길스토리를 필리핀으로 달려가게 했다.

“구호 작업이 타클로반 지역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메일의 주인공이 살고 있는 사마르 섬까지는 손길이 많이 미치지 못한 상태였어요. 인도네시아에서 긴급구호 현장을 직접 보고 온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길스토리는 그해 12월 하이옌 태풍 이재민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개설했고, 한 달 만에 후원자 367명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국내를 비롯해 일본·중국·헝가리·싱가포르·미국·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인 후원금은 총 3500만원에 달했다. 펀딩된 금액으로 공구와 식량을 포함한 구호키트 300개와 3㎜ 양철지붕 4000장 등의 물품을 구매해 전달했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지역종합개발센터 SICAP가 길스토리의 파트너로 나섰다. 길스토리의 프로보노 회원인 지은석 영상감독이 현지 상황을 기록하고, 김원재 사진작가는 사파오 마을에 간이 사진관을 차려 마을 주민들을 위한 가족사진을 촬영했다.

길스토리 후원자들의 이름으로 보내진 구호키트. /길스토리 제공
길스토리 후원자들의 이름으로 보내진 구호키트. /길스토리 제공

“당시에는 길스토리가 비영리단체로 등록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기부금 모금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크라우드 펀딩으로 구호기금을 마련했지만, 성과보고서와 후원금 집행 내역 보고서는 여느 기부금 내역 보고서 못지않게 철저히 만들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후원자들에게 따로 발송하는 걸 넘어서 아예 홈페이지에도 올리고요. 저는 사안을 검토하고 결재하는 역할이지만, 그걸 실행해야 하는 길스토리 식구들이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때 일이 계기가 돼서 길스토리를 비영리단체로 등록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공익활동을 하는 조직이 투명성과 대중성을 같이 갖추려면 필요하겠더라고요. 생각해보면 개인 소셜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도 길스토리를 비영리단체로 키운 것도 이전에 미리 계획한 일은 아니었어요. 공익 활동을 하기 위해 성숙해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대표, 신혜성 와디즈 대표, 김우경 변호사(사단법인 청년의 뜰 대표) 등이 그의 멘토가 되어 단체 설립을 도왔다. 2015년 1월, 길스토리는 서울시 산하 비영리 민간단체로 정식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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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은 문화예술 캠페인 ‘길이야기’의 프로보노로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김형석 사진작가

◇북촌, 성북동, 한양도성…106인의 프로보노와 함께 기록하는 ‘길이야기’

길스토리는 문화예술 NGO를 표방하는 비영리단체답게, 2014년부터 꾸준히 문화예술 캠페인 ‘길이야기: 길을 읽어주는 남자’를 진행 중이다. 길에 담긴 사회·역사·문화적 의미를 되새기고, 골목길과 그 위에서 마주한 이웃의 이야기를 사진·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배포하는 캠페인이다. 코스별로 골목길 곳곳을 소개하는 오디오가이드도 함께 제작한다. 북촌(2014)과 성북동(2015)의 골목길을 소재로 현재까지 영상 8편과, 오디오가이드 12편이 제작됐다.

영상 콘텐츠에는 김남길 대표의 한국어 내레이션이 삽입됐으며, 중국어·일본어·영어 등 3개 언어의 자막을 함께 지원한다. 이달부터는 한양도성을 주제로 제작한 길이야기 콘텐츠가 새롭게 오픈된다. 특히 한양도성 캠페인은 한양도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진행돼 더욱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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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10인10색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남길 대표의 모습. /이대용 사진작가

“서울성곽을 가운데 두고 안쪽 동네와 바깥쪽 동네를 바라본 적 있으세요? 밤이 되면 두 동네에서 비치는 불빛 색깔이 달라요. 한쪽은 희고 밝은데 다른 쪽은 붉고 탁하죠. 과거와 현재, 가난과 부가 공존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요. 길 위에 잠시 멈춰 서 서로를 바라보기만 해도 갈등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길이야기 캠페인이 여러분께 그런 여유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콘텐츠를 함께 제작하는 프로보노 회원들의 열정도 대단하다.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기획 및 준비 기간을 거치고 시나리오 작업부터 사진 촬영, 영상 제작, 편집까지 프로보노 회원의 전문영역에 따라 역할을 나눈다. 모든 제작 과정이 프로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전문 영상 제작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작품이 완성된다.

영상 콘텐츠에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피아노곡은 모두 문일오 작곡가가 길스토리만을 위해 직접 쓴 곡이다. 지금까지 작곡한 연주곡만 20곡이 넘는다. 이형렬 카피라이터는 2013년부터 길스토리 콘텐츠의 모든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있다. 공성은(한일 통번역사), 리원인(중·일 통번역사), 조상근(한영 번역가)씨의 자막은 현지인도 인정할 만큼 매끄러운 문장을 자랑한다. 길이야기의 BI(Brand Identity) 작업과 길스토리 CI(Corporate Identity)는 전인재 아트디렉터가 제작했다. 프로보노 회원이자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김우경 변호사는 길스토리의 모든 공문 한 장 한 장을 직접 검수한다.

이처럼 많은 프로보노 회원의 지지를 받는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회원의 역할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스토리 프로보노 회원들은 일단 저랑 다 만나요. 단체로 가입한 경우에는 대표 한 명이라도 꼭 얼굴을 보죠. 길스토리 회원 모두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하니까요. 또 프로보노 회원들의 전문성을 존중한다는 걸 절차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길스토리는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프로보노 활동비는 꼭 책정하고 있죠. 어차피 대부분이 기부금 형태로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사실 활동비가 회원들을 위한 보상이 되지는 못해요. 하지만 기부나 봉사라는 이유로 재능의 가치 자체가 낮아져선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절차가 꼭 필요한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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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주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길스토리는 이달 초부터 설립 이래 최초로 프로보노 회원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지원 동기와 활동 분야를 양식에 맞춰 이메일(team.gilstory@gil-story.com)로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길스토리의 프로보노 회원이 될 수 있다. 심사는 3개월에 한 번씩 진행될 예정이다.

◇좋은 배우가 좋은 영향 미쳐… 단편영화 제작 지원 등 또 다른 나눔 고민 중

3년 차 신생 비영리단체의 대표로서 김남길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캠페인 예산을 검토하고, 부족분은 사비로 채워 넣는다. 설립 초기에는 장비 마련과 프로보노 활동비까지 개인 돈으로 책임졌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총회를 포함해 기획회의, 제작회의, 리더십회의, 자문회의 등 크고 작은 모임까지 손수 챙긴다. 봉사자 신분으로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회원들의 열정에 풀무질을 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프로보노 활동도 누구보다 열심이다. 지금까지 길스토리에서 제작한 오디오 가이드는 모두 그의 목소리로 녹음됐다. 바쁜 스케줄 중에도 길이야기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지난 36주간 본인이 직접 쓴 글과 직접 찍은 사진을 활용해 ‘길 읽어주는 남자, 김남길의 기록’까지 연재했다. 길스토리의 시민 참여 캠페인 ‘서울 한양도성 10人10色 프로젝트’에서는 아예 ‘시민 김남길’로 참가해 그만의 시각으로 풀어낸 한양도성 이야기를 공유한다. 그의 모든 활동은 다른 100여명의 프로보노 회원과 다르게 활동비 없이 100% 재능기부로 진행된다.

대표로서 소화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 보니 시간은 늘 부족하다. 영화 촬영을 하는 동안에도 메신저와 전화, 이메일을 통해 원격으로 길스토리 일을 돌봤다. 혹시 배우 김남길과 비영리단체 대표 김남길 사이에서 혼란은 없을까. 기자의 질문에 그는 딱 잘라 ‘배우가 먼저’라고 말했다. 좋은 배우로서 본업을 충실하게 소화해 낼 때, 길스토리도 더 잘해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저는 연예인이 공익활동을 시작할 때, 그들에게 가장 기대되는 역할은 영향력이라고 생각해요. 본업을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영역에서 신뢰를 얻을 수 없는 건 당연하잖아요. 제가 좋은 배우가 돼야 팬들도 제가 하는 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그게 대중에게까지 번져 나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한편 길스토리는 올해 청년 단편영화 감독들을 위한 제작 지원 사업을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5월 김 대표가 유럽단편영화제의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아이디어를 냈다. 올해 1~2편이라도 제작 지원을 완료해서 2017년 개최되는 유럽단편영화제를 통해 상영하는 것이 목표다.

“예술 다양성과 차세대 교육은 길스토리의 전체 미션입니다. 2013년 첫발을 뗀 재난구호나 국제개발에도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고, 아직 전면에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환경과 유기동물 문제에 대한 과제도 갖고 있죠. 무엇보다도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나눔의 문화, 이웃을 생각하는 문화를 확산시켜나가려고 해요. 구체적인 방법과 실행 순서에 대해서는 고민을 조금 더 해야겠지만, 언젠가는 길스토리를 통해 이런 메시지들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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