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7일(화)

유니클로 난민지원 10년…’1000만벌의 도움’ 캠페인

유니클로의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
안 입는 옷, 매장에 가져가면 필요한 곳에 전달

“헌옷 수거함에 넣으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크기가 안 맞거나 유행이 지나서 그렇지 아직 입을 만한 옷이 더 많은데 아깝잖아요. 매장에 가져오면 직접 난민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실감 나서 유니클로 옷은 꼭 ‘리사이클’해요(웃음).” 

전 세계 유니클로 진출국에서 수거한 의류를 유니클로 직원들이 네팔 난민촌에 전달하고 있다. / 유니클로 제공
전 세계 유니클로 진출국에서 수거한 의류를 유니클로 직원들이 네팔 난민촌에 전달하고 있다. / 유니클로 제공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버려지는 옷은 약 7만2000t. 1000억원어치 이상이 폐기되는 셈이다. 현행법상 의류는 생활폐기물로 처리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보는 헌옷 수거함 대부분은 불법이다. 이렇게 수거함을 통해 모인 의류는 1㎏당 약 600원에 판매된다.

서울 장충동에 사는 김서영(가명·35)씨는 이런 사실을 알고 나서 3년째 유니클로 매장에 옷을 가져다주고 있다. 유니클로의 ‘전 상품 리사이클(All-Product Recycling Initiative)’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 상품 리사이클은 더 이상 입지 않는 유니클로 제품을 매장에 가져다주면, 유니클로가 옷을 직접 분류해 파트너 NGO들과 함께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게다가 서영씨가 올해 기부한 옷은 더욱 특별한 곳에 쓰일 예정이다. 유니클로의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1000만벌의 도움(10Million Ways to HELP)’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1000만벌의 도움은 유니클로 전 세계 17개 진출국의 소비자에게서 기부받은 의류 1000만벌을 난민에게 지원하는 캠페인으로 올해 2월까지 총 5개월간 진행된다. 앞서 스타 프로 골퍼 애덤 스콧(Adam Scott)과 휠체어 테니스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구니에다 신고 선수도 1000만벌의 도움 캠페인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유니클로의 난민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의류 3950만벌을 수거했으며,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매년 약 700만벌을 난민에게 지원해왔다. 국내에서도 2011년부터 캠페인을 시작해 매년 의류 3만여 장을 남수단, 케냐, 모로코 및 라이베리아 등 25개 지역 난민 캠프로 전달하고 있다. 이혜옥 유엔난민기구 기업후원담당관은 10년간의 파트너십에 대해 “직접 의류 지원뿐만 아니라 유니클로가 갖고 있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효과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니클로 본사가 위치한 일본에서는 18개 대학과 함께하는 난민 인식 제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 물자 지원을 넘어 난민 대상 인턴십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미얀마 출신 난민 13명이 채용됐으며 이 중 일부는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유니클로는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인 명동 중앙점 매장에 특별 홍보 부스를 설치해 ‘1000만벌의 도움’을 적극 알렸다. 특히 해피빈재단과 협력해 의류를 기부하는 고객에게 콩 10장에 해당하는 기부 카드를 증정, 의류 기부가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도록 이끄는 전략도 도입했다.

‘1000만벌의 도움’ 캠페인을 통해 모인 의류는 우간다, 이라크, 니제르, 라이베리아, 보츠와나, 부르키나파소 등 여섯 나라에 전달된다. 유럽과 아프가니스탄 내 망명 희망자들에게도 보온 의류 15만벌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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